태국 여행 다녀온 40대, 국내 16번째 신종코로나 확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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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 보름여 간 격리 안 돼 접촉자 파악·관리 비상
유관 기관 긴급 대책 회의…"지나치다 할 만큼 철저히 관리해야" 태국 여행을 다녀온 40대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16번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이 아닌 태국 여행을 다녀온 데다가 귀국 후 보름여 간 격리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 1월 19일 귀국해 2월 3일 격리, 하루 뒤 확진
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광주에 사는 42세 여성 A씨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일행 5명과 함께 지난달 15일부터 태국 방콕과 파타야 등을 둘러보고 같은 달 19일 무안 공항으로 귀국했다. 폐 기저질환이 있는 A씨는 설 연휴 기간인 지난달 25일 저녁 발열과 오한 증상을 보였으며 이틀 뒤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이 병원은 신종코로나 선별 진료소로 지정된 곳은 아니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A씨는 지난달 28일부터 4일간 21세기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3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전남대병원에서 음압 병동에 격리된 A씨는 광주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귀국 후 확진까지 보름 넘도록 적절한 격리 조치 없이 입원과 치료를 받은 셈이다.
치료 등으로 통상적인 외부 생활이 많지 않았을 것으로는 보이지만 태국 출국에서 확진까지 접촉자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아닌 태국 여행자…"감염 경로 파악 중"
보건 당국은 중국이 아닌 태국 여행객이 감염된 사실에 초점을 맞춰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16번 환자는 태국 여행력이 있어서 즉각 대응팀이 어디서, 어떤 노출이 있었는지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감염 경로는)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행지에서의 접촉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역학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태국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하는 것 대해 "각각 국가의 위험도는 유행상황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고위험지역에 대해서 오염지역으로 지정해 검역을 시행하지만 (태국의 경우) 그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과 광주시 등은 감염원 역학 조사와 함께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파악하고 있다.
A씨의 동선 등을 확인하는 한편 입원했던 21세기병원 등에서는 CCTV도 분석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접촉자 중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 즉각 조사에 들어가고, 증상이 없는 사람도 최종 접촉일부터 14일간 능동 감시자로 분류해 추적 관찰한다. ◇ 병원 진료 중단·어린이집 휴원 검토…광주시 긴급 대책 회의
21세기병원은 예정된 수술을 모두 취소하고 외래진료도 중단하는 등 휴업조치에 들어갔다.
병원에는 83명의 입원 환자, 68명 의료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은 21세기병원, 전남대병원에서 방역 소독을 하고 현장 조사, 역학 조사 등을 하고 있다.
A씨 자녀들이 다니는 고교와 어린이집에도 비상이 걸렸다.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어린이집 휴원을 검토하고 있다.
A씨 남편과 자녀 3명은 자가 격리 중이며 증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는 이날 5개 구청, 의사회, 대학 병원, 교육청, 각 대학, 경찰, 출입국 사무소, 식약청, 군부대 등 기관·단체장과 함께 유관 기관 대책 회의를 열었다.
자치구들은 방역대책반 24시간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접촉자 명단 통보 시 매뉴얼에 따라 관리하기로 했다.
의료기관들은 감염증 예방 행동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중국이 아닌 해외 방문자에도 관심을 두고 대응한다.
경찰과 119는 능동 감시자 등 소재가 불분명할 경우 위치 추적, 자가 격리 이탈 대응, 환자·검체 이동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시민이 볼 때 과도하다, 지나치다 할 정도로 철저히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지역 위기관리 역량을 총결집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실하게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기관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 환자 개인정보 담은 공문 또 유출
확진 판정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환자 정보를 담은 공문이 유출돼 공공 기관의 개인 정보 관리는 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이날 낮 12시 5분 광주 한 인터넷 '맘카페'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 발생 보고'라고 제목의 문건이 게시됐다.
문건에 적힌 '보건행정과 감염관리팀'이라는 직제로 미뤄 광주 광산구에서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
문건에는 발생 개요, 조사 내역, 조치 내역, 향후 계획 등이 담겨있다.
익명처리는 됐으나 환자의 성씨, 나이, 성별, 거주 지역이 그대로 적혀 있으며 최초 증상 발현에서 병원 이동 내용까지 실렸다.
가족 개인 정보도 이름만 없을 뿐 나이, 직업, 재학 중인 학교명까지 나왔다.
공문은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삽시간에 확산하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유출 경위 등 수사를 의뢰했다.
/연합뉴스
유관 기관 긴급 대책 회의…"지나치다 할 만큼 철저히 관리해야" 태국 여행을 다녀온 40대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16번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이 아닌 태국 여행을 다녀온 데다가 귀국 후 보름여 간 격리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 1월 19일 귀국해 2월 3일 격리, 하루 뒤 확진
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광주에 사는 42세 여성 A씨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일행 5명과 함께 지난달 15일부터 태국 방콕과 파타야 등을 둘러보고 같은 달 19일 무안 공항으로 귀국했다. 폐 기저질환이 있는 A씨는 설 연휴 기간인 지난달 25일 저녁 발열과 오한 증상을 보였으며 이틀 뒤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이 병원은 신종코로나 선별 진료소로 지정된 곳은 아니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A씨는 지난달 28일부터 4일간 21세기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3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전남대병원에서 음압 병동에 격리된 A씨는 광주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귀국 후 확진까지 보름 넘도록 적절한 격리 조치 없이 입원과 치료를 받은 셈이다.
치료 등으로 통상적인 외부 생활이 많지 않았을 것으로는 보이지만 태국 출국에서 확진까지 접촉자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아닌 태국 여행자…"감염 경로 파악 중"
보건 당국은 중국이 아닌 태국 여행객이 감염된 사실에 초점을 맞춰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16번 환자는 태국 여행력이 있어서 즉각 대응팀이 어디서, 어떤 노출이 있었는지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감염 경로는)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행지에서의 접촉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역학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태국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하는 것 대해 "각각 국가의 위험도는 유행상황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고위험지역에 대해서 오염지역으로 지정해 검역을 시행하지만 (태국의 경우) 그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과 광주시 등은 감염원 역학 조사와 함께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파악하고 있다.
A씨의 동선 등을 확인하는 한편 입원했던 21세기병원 등에서는 CCTV도 분석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접촉자 중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 즉각 조사에 들어가고, 증상이 없는 사람도 최종 접촉일부터 14일간 능동 감시자로 분류해 추적 관찰한다. ◇ 병원 진료 중단·어린이집 휴원 검토…광주시 긴급 대책 회의
21세기병원은 예정된 수술을 모두 취소하고 외래진료도 중단하는 등 휴업조치에 들어갔다.
병원에는 83명의 입원 환자, 68명 의료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은 21세기병원, 전남대병원에서 방역 소독을 하고 현장 조사, 역학 조사 등을 하고 있다.
A씨 자녀들이 다니는 고교와 어린이집에도 비상이 걸렸다.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어린이집 휴원을 검토하고 있다.
A씨 남편과 자녀 3명은 자가 격리 중이며 증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는 이날 5개 구청, 의사회, 대학 병원, 교육청, 각 대학, 경찰, 출입국 사무소, 식약청, 군부대 등 기관·단체장과 함께 유관 기관 대책 회의를 열었다.
자치구들은 방역대책반 24시간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접촉자 명단 통보 시 매뉴얼에 따라 관리하기로 했다.
의료기관들은 감염증 예방 행동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중국이 아닌 해외 방문자에도 관심을 두고 대응한다.
경찰과 119는 능동 감시자 등 소재가 불분명할 경우 위치 추적, 자가 격리 이탈 대응, 환자·검체 이동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시민이 볼 때 과도하다, 지나치다 할 정도로 철저히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지역 위기관리 역량을 총결집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실하게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기관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 환자 개인정보 담은 공문 또 유출
확진 판정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환자 정보를 담은 공문이 유출돼 공공 기관의 개인 정보 관리는 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이날 낮 12시 5분 광주 한 인터넷 '맘카페'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 발생 보고'라고 제목의 문건이 게시됐다.
문건에 적힌 '보건행정과 감염관리팀'이라는 직제로 미뤄 광주 광산구에서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
문건에는 발생 개요, 조사 내역, 조치 내역, 향후 계획 등이 담겨있다.
익명처리는 됐으나 환자의 성씨, 나이, 성별, 거주 지역이 그대로 적혀 있으며 최초 증상 발현에서 병원 이동 내용까지 실렸다.
가족 개인 정보도 이름만 없을 뿐 나이, 직업, 재학 중인 학교명까지 나왔다.
공문은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삽시간에 확산하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유출 경위 등 수사를 의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