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무역 수장 또 미국 방문…'휴전' 모색

미국 관리들과 양자 무역 의제 논의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 완화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EU 무역 수장이 한 달도 안 돼 또 한 번 미국을 찾는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필 호건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워싱턴을 방문한다.

지난달 중순 미국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비롯한 미국 고위 관리들을 만난 지 한 달도 안 돼 이뤄지는 두 번째 방문이다.

호건 집행위원은 이번에도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비롯한 미국 관리들과 회동한다. 이는 양자 무역 의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정례 접촉이라고 EU 집행위 대변인은 설명했다.

미국이 유럽을 겨냥한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EU는 앞서 양측이 합의한 대서양 무역전쟁 '휴전'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와 미국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각종 무역 현안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 그러다가 2018년 7월 장클로드 융커 당시 EU 집행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무역전쟁을 중단하고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하면서 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후 별다른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워 EU를 포함해 외국산 철강 제품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각각 25%와 10% 관세를 부과했고, 최근에는 프랑스의 '디지털세'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절차에 착수했다.

EU는 이에 EU 차원의 대응을 경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양측간 무역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긴장 완화 방안을 모색해왔으며, 결국 최근 프랑스와 미국은 향후 1년간 각각 디지털 과세와 보복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EU가 이른 시일 내 협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자동차 등 EU의 수입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호건 집행위원의 이번 워싱턴 방문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문제를 논의할 때 상황을 좀 더 용이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만나 워싱턴에서 양측의 무역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