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진단검사기관 확대 첫날…문의 늘고 일부 '혼선'도

보건소 124곳서 검체 채취·의료기관 46곳서 진단 가능
서울아산병원 선별진료소 진단장비 들여놔 30여명 검사

7일부터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124개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와 검사의뢰가 가능해지고 46개 의료기관에서는 검사가 가능해졌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는 질병관리본부와 전국 18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만 했다.
정부는 지역사회 확산 차단과 조기 진단을 위해 이날부터 진단검사 대상과 기관을 확대했다.

검사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46곳으로 병원 38곳, 검사 수탁기관 8곳이다. 검사기관이 확대됨에 따라 하루 평균 200여건이던 검사 건수가 3천여건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서울 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 옆에는 선별진료소가 마련됐다.

선별진료소 안에는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분주히 오가며 시민들 상태를 살펴봤다. 병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장비가 어제 들어왔다"며 "오늘 30여명이 검사를 받았는데 주로 수술을 앞뒀거나 소화계 질환 등 진료가 필요한 사람이 확진자 발생 국가를 방문한 경우를 중점적으로 검사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보건소에도 이날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

보건소 외부에 마련된 임시 진료소 바깥에서 마스크를 쓴 채 차례를 기다리던 중국 국적의 여성 A씨는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광둥성에 있는 고향을 다녀왔다"며 "감기 기운이 있어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검사를 받아보라고 해 왔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날 선별진료소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더 몰렸고 문의 전화도 늘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진단검사 대상 확대 이전에는 하루 평균 15∼20명 방문했는데 오늘부터 진단검사 대상이 확대돼서인지 40명가량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혼선도 적지 않았다.

수원의 한 보건소로 전화 문의한 한 시민은 "보건소에서도 이제 검사가 가능하다는 건가요? 기존과 마찬가지로 검체 채취나 검사의뢰만 되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선별진료소로 가면 이날부터 검사와 진단이 바로 가능한 것으로 알고 문의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수원시의 경우 영통구와 장안구 보건소에는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검체 채취와 검사 의뢰가 함께 가능하지만, 권선구와 팔달구 보건소에서는 각각 검체 채취를 위한 장비가 없어 기존처럼 검사의뢰만 가능한 상황이다.

경기도의 한 방역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정부 대응 지침이 수시로 바뀌어 현장에서 다소 혼선이 빚어졌다"며 "오늘내일은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도, 문의도 평소보다 늘 텐데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모두 3명의 확진자(16번·18번·22번)가 발생한 광주·전남에서는 접촉자만 수백명이 넘는 상황이지만 당분간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2곳과 전남대병원 등 3곳에서만 검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광주 5개·전남 22개 보건소 중 신종코로나를 진단할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OR) 검사 장비를 갖춘 곳은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광주·전남지역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광주전남에서는 아직 보건소에서 직접 검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우선 선별진료소로 갈 것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8번째 확진자가 나온 전북에서는 기존대로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서만 신종 코로나 검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북은 현재 도내 보건소 14곳과 공공의료기관 3곳(군산의료원, 남원의료원 등), 선별진료소가 갖춰진 민간의료기관 등 총 28곳에서 검체를 채취한 뒤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 넘겨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권선미 김주환 최해민 권준우 장아름 나보배 이우성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