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아파트 용지 없어서 못판다…지난해 3조7천억원어치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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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개 필지중 양주 옥정·파주 운정3 등 46개 팔려…분양률 94% 달해
3기신도시 영향 없어…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수도권 외곽까지 매각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아파트 용지(공동주택 용지) 몸값이 치솟고 있다. 서울 근교의 3기 신도시 건설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민간 택지 사업이 어렵게 되면서 건설사나 개발업체들이 공공택지로 대거 몰리는 것이다.
6일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된 공동주택용지 49개 필지 가운데 3개 필지를 제외한 46개 필지가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분양률이 94%, 매각 총 대금만 3조7천18억원에 달한다. 연초 장기 미분양 용지였던 경기도 양주 옥정지구 공동주택 용지 4개 필지가 모조리 팔려나간 것을 시작으로 이어 파주 운정3, 인천 검단, 오산 세교2, 화성 동탄2지구 등 2기 신도시내 공동주택용지들이 모두 주인을 찾았다. 당초 3기 신도시 건설로 인해 상대적으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2기 신도시는 외면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모두 완판된 것이다.
경쟁률도 수십, 수백 대 1에 달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올해 첫 분양 사업지인 양주 옥정 공동주택용지는 수년간 분양공고를 내도 팔리지 않는 골칫덩어리였다.
LH는 이를 고려해 300가구 이상의 주택공급실적 제한을 풀고, 택지비 5년 무이자 공급 등의 유인책을 쓴 결과 경쟁률이 무려 543∼608대 1까지 치솟았다.
과열 분위기에 놀란 LH는 이후 공급하는 공동주택용지 분양 자격을 다시 300가구 이상의 공급 실적이 있는 업체로 제한했다. 그런데도 지난해 5월 분양한 의왕 고천지구 B-1블록은 전용면적 60∼85㎡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공동주택용지로 총 229개 업체가 몰려 경쟁률이 200대 1을 넘었다.
정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서 공공택지의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서울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사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정적인 토지 확보와 사업성이 보장되는 공공택지로 몰리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계획 발표 직후 분양한 화성 동탄2지구 A59블록 전용 60∼85㎡ 분양용지는 경쟁률이 182대 1, 파주 운정3지구 85㎡ 초과 용지는 경쟁률이 164대 1에 달했다.
작년 9월에 분양공고가 난 인천 검단지구 AB13블록, 화성 동탄2 A61블록, 파주 운정3지구 A33블록에도 필지마다 177∼189개사가 경쟁했다.
지난해 말 추첨 방식으로 분양된 평택 고덕, 이천 중리, 남양뉴타운 등지의 공동주택용지 역시 입지상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모조리 매각됐다.
김포 마송(B1블록)과 화성 비봉(B-3블록) 등 2개 필지는 몇 차례 미분양 끝에 지난해 하반기 수의계약으로 주인을 찾았다. 3기 신도시 공급 유탄을 맞아 미분양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했던 수도권 외곽의 중소규모 공동주택 용지들도 분양가 상한제 등의 변수가 등장하면서 대거 팔려나간 것이다.
지난해 LH 공동주택용지 가운데 미매각된 것은 수도권에서도 입지여건이 열악하다고 평가받는 안성 아양지구 2개 필지와 주택수요가 부족한 밀양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1개 등 총 3개 필지뿐이다.
건설사들이 공공택지로 몰리는 것은 사업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로 사업 리스크가 커진 민간택지와 달리 공공택지는 똑같이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땅값(용지 매입가격)이 명확하기 때문에 사업 예측이 가능하다"며 "일반 개발사업보다 리스크가 적다"고 말했다.
입지가 좋은 3기 신도시 용지는 분양까지 최소 1∼2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어서 일단 수도권 외곽의 토지라도 잡아두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정부의 광역급행철도(GTX) 건설과 지하철 연장 추진 등 기존 공공택지의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기존 택지의 몸값을 올려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양주 옥정지구의 경우 GTX C노선과 지하철 7호선 연장 건설 계획의 수혜지다.
LH는 앞으로도 공동주택용지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재개발·재건축이나 일반 개발 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커졌다"며 "정비사업과 개발사업 위축으로 중소 건설사는 물론 대형 건설사들까지 공공택지로 몰리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3기신도시 영향 없어…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수도권 외곽까지 매각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아파트 용지(공동주택 용지) 몸값이 치솟고 있다. 서울 근교의 3기 신도시 건설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민간 택지 사업이 어렵게 되면서 건설사나 개발업체들이 공공택지로 대거 몰리는 것이다.
6일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된 공동주택용지 49개 필지 가운데 3개 필지를 제외한 46개 필지가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분양률이 94%, 매각 총 대금만 3조7천18억원에 달한다. 연초 장기 미분양 용지였던 경기도 양주 옥정지구 공동주택 용지 4개 필지가 모조리 팔려나간 것을 시작으로 이어 파주 운정3, 인천 검단, 오산 세교2, 화성 동탄2지구 등 2기 신도시내 공동주택용지들이 모두 주인을 찾았다. 당초 3기 신도시 건설로 인해 상대적으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2기 신도시는 외면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모두 완판된 것이다.
경쟁률도 수십, 수백 대 1에 달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올해 첫 분양 사업지인 양주 옥정 공동주택용지는 수년간 분양공고를 내도 팔리지 않는 골칫덩어리였다.
LH는 이를 고려해 300가구 이상의 주택공급실적 제한을 풀고, 택지비 5년 무이자 공급 등의 유인책을 쓴 결과 경쟁률이 무려 543∼608대 1까지 치솟았다.
과열 분위기에 놀란 LH는 이후 공급하는 공동주택용지 분양 자격을 다시 300가구 이상의 공급 실적이 있는 업체로 제한했다. 그런데도 지난해 5월 분양한 의왕 고천지구 B-1블록은 전용면적 60∼85㎡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공동주택용지로 총 229개 업체가 몰려 경쟁률이 200대 1을 넘었다.
정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서 공공택지의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서울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사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정적인 토지 확보와 사업성이 보장되는 공공택지로 몰리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계획 발표 직후 분양한 화성 동탄2지구 A59블록 전용 60∼85㎡ 분양용지는 경쟁률이 182대 1, 파주 운정3지구 85㎡ 초과 용지는 경쟁률이 164대 1에 달했다.
작년 9월에 분양공고가 난 인천 검단지구 AB13블록, 화성 동탄2 A61블록, 파주 운정3지구 A33블록에도 필지마다 177∼189개사가 경쟁했다.
지난해 말 추첨 방식으로 분양된 평택 고덕, 이천 중리, 남양뉴타운 등지의 공동주택용지 역시 입지상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모조리 매각됐다.
김포 마송(B1블록)과 화성 비봉(B-3블록) 등 2개 필지는 몇 차례 미분양 끝에 지난해 하반기 수의계약으로 주인을 찾았다. 3기 신도시 공급 유탄을 맞아 미분양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했던 수도권 외곽의 중소규모 공동주택 용지들도 분양가 상한제 등의 변수가 등장하면서 대거 팔려나간 것이다.
지난해 LH 공동주택용지 가운데 미매각된 것은 수도권에서도 입지여건이 열악하다고 평가받는 안성 아양지구 2개 필지와 주택수요가 부족한 밀양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1개 등 총 3개 필지뿐이다.
건설사들이 공공택지로 몰리는 것은 사업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로 사업 리스크가 커진 민간택지와 달리 공공택지는 똑같이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땅값(용지 매입가격)이 명확하기 때문에 사업 예측이 가능하다"며 "일반 개발사업보다 리스크가 적다"고 말했다.
입지가 좋은 3기 신도시 용지는 분양까지 최소 1∼2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어서 일단 수도권 외곽의 토지라도 잡아두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정부의 광역급행철도(GTX) 건설과 지하철 연장 추진 등 기존 공공택지의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기존 택지의 몸값을 올려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양주 옥정지구의 경우 GTX C노선과 지하철 7호선 연장 건설 계획의 수혜지다.
LH는 앞으로도 공동주택용지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재개발·재건축이나 일반 개발 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커졌다"며 "정비사업과 개발사업 위축으로 중소 건설사는 물론 대형 건설사들까지 공공택지로 몰리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