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담배 끊으세요" 우한 교민 금연 도우미로 나선 진천군

173명 중 40명 흡연…군 보건소, 보조제·실천 수칙 제공 금연 적극 유도
"최대 고비 일주일 넘겨 성공률 높아…금연 성공해 귀가하도록 도울 것"

"금연의 최대 고비는 시작 일주일입니다. 8일째 금연 중인 우한 교민들은 담배를 끊을 확률이 굉장히 높아요.

진천을 떠날 때 모든 흡연자가 비흡연자가 되도록 돕겠습니다"
충북 진천군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임시생활하는 우한 교민들의 금연 도우미로 발 벗고 나섰다. 진천 인재개발원에 머무는 우한 교민은 모두 173명이다.

이 가운데 40명가량이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이다.

지난달 31일 첫 입소자 156명(지난 1~2일 추가 17명 제외)을 기준으로 하면 흡연자들은 8일째 '강제 금연'을 이어가는 셈이다. 부득이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 안에서만 지내는 우한 교민들은 인재개발원 입소와 함께 흡연이 전면 금지됐다.

한국보다 흡연에 관대한 중국에서 끽연의 자유를 누렸던 흡연자들은 입소와 함께 갑작스럽게 금연 조처가 내려지자 극심한 금단 증세를 호소했다고 한다.

흡연자들은 필요한 물품 신청 때 금단 증세를 완화하는 금연 보조제를 가장 먼저 꼽았다.
진천군보건소는 입소 첫째 날 80개의 금연파이프를 넣어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금연파이프 440개, 금연 패치 40개를 제공했다.

흡연하는 우한 교민들의 금연 기간이 일주일을 넘어서면서 진천군보건소는 좀 더 적극적인 '금연 클리닉'에 나섰다.

금단 증세 완화를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이참에 담배를 아예 끊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보건소는 7일 인재개발원 내 흡연자들에게 '금연 키트'를 제공했다.

교민들이 원했던 금연파이프와 패치 이외에 흡연 욕구를 완화해주는 비타민 함유 사탕과 구강 청결제, 칫솔이 들어있다.

스트레칭 밴드와 악력기도 넣어줬다.

좁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기구로 운동에 집중하다 보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을 잊게 된다.

금연의 필요성과 금연 성공을 위한 생활 수칙을 소개하는 리플릿도 '금연 키트'에 포함됐다.

진천군은 흡연자들이 원하면 임시생활을 마치고 인재개발원을 떠난 뒤에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연 클리닉 로드맵에 따라 지속적인 전화 상담을 통해 금연에 완전히 성공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박지민 진천군보건소 건강증진과장은 "금연을 결심했다 실패하는 사람들은 '딱 한 개비'의 유혹에 빠져 담배에 손을 대거나 술을 마시면서 의지가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14일 동안 한 개비의 담배도, 금연의 최대 적인 음주도 할 수 없는 우한 교민들에게는 지금이 절호의 금연 기회"라며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지원해 진천을 떠날 때는 흡연자 모두 비흡연자로 거듭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