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시네마서비스, 기업회생 절차 돌입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한국 영화 중흥기를 이끈 영화 제작·배급사 시네마서비스가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12일 영화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5일 ㈜시네마서비스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는 부채가 과도한 기업에 재기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해당 기업의 계속 가치가 청산 가치보다 높다는 것이 회생계획안을 통해 확인되면, 채권자 동의를 거쳐 회생이 개시된다.

해당 기업은 채무 일부 탕감이나 부채 조정을 통해 회생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시네마서비스는 '충무로 원조 흥행술사'로 불리는 강우석 감독이 1993년 충무로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강우석 프로덕션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후 인수합병 및 분리, 사명 변경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중견 투자 배급·제작사로서 25년 가까이 한국 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투캅스'(1993)를 시작으로 '초록물고기'(1997), '여고괴담'(1998),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주유소 습격사건'(1999), '텔미 썸딩'(1999), '신라의 달밤'(2001), '가문의 영광'(2002), '취화선'(2002), '실미도'(2003), '알포인트'(2004), '밀양'(2007) 등 이름만 들어도 굵직한 작품을 제작 또는 배급했다. 그러나 2010년 들어서는 사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전설의 주먹'(2012)과 '고산자, 대동여지도'(2016)가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갓 오브 이집트'(2016) 등 해외영화 배급에서도 큰 손해를 본 것도 경영난을 가중했다. 시네마서비스 1대 주주는 강우석 감독이며, 2대 주주는 CJ ENM이다.

강 감독은 2018년에 종로구 평창동 아파트를 경매에 내놓기도 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채권자들이 시네마서비스 회생계획안에 동의하면 회생절차가 이뤄져 정상적인 영화 제작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강우석 감독이 차기작을 신중하게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