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1분기 상장사 실적전망 10%↓…작년대비 감소

정유·화학·항공업종 타격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1분기 주요 기업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새 10% 넘게 줄어들면서 작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이번 1분기를 기점으로 반등이 전망되던 기업 실적 회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국내 상장 기업 63곳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지난 12일 기준 14조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달 12일 기준 전망치(15조6천77억원)와 비교해 1조6천32억원(10.27%) 하향 조정된 수치다. 이는 또 작년 동기 영업이익(14조3천747억원)과 비교해도 2.58% 적은 수준이다.

당초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작년 동기 대비 8.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 실적 전망치는 이로써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업별로 보면 조사 대상 기업 중 영업이익 전망치가 줄어든 곳은 43곳이었고 영업이익이 늘어난 기업은 17곳에 그쳤다. 3곳은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과 동일했다.

10곳 중 7곳은 1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셈이다.

이 가운데 실적에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 기업은 정유 업체인 S-Oil(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보다 각각 82.38%, 71.12%씩 하향 조정됐다. 롯데케미칼(-39.14%), LG화학(-38.85%), SKC(-21.38%) 등 화학 업체와 현대제철(-52.75%), 포스코(-15.45%) 등 철강 기업도 실적 눈높이가 단기간에 크게 내려갔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관련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화학·철강 등 업종 기업은 대개 다른 업종과 비교해 경기 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경기민감주로 분류되는데, 이번에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타격을 가장 먼저 반영한 것이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유 정제마진이 회복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항공유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항공유 매출 비중이 큰 국내 정유사들은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중국 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운송 수요가 줄어들면서 정유 업종의 단기 투자심리가 악화한 상황"이라며 "화학 제품의 경우에도 중국 내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1분기 스프레드(제품과 원료 가격 차이)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외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항공 이용자 수가 줄며 '직격타'를 맞고 있는 대한항공 역시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새 10.30% 줄었고,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로 꼽히는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19.79%) 역시 영업이익 전망치가 급감했다.

또 올해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잇따라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던 삼성전자(-1.93%)와 SK하이닉스(-21.28%) 역시 최근에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등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하면서 단기적으로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잦아들고 나면 중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 정책이 이어지면서 궁극적으로 중국발 수요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최근 3개월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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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분기│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
│ 영업이익 │ │ (%) │
│ ├────┬────┬────┼────┬────┬────┤
│ │3개월 전│1개월 전│ 현재 │3개월 전│1개월 전│ 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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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3,747 │158,064 │156,077 │140,045 │ 9.96% │ 8.58% │ -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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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억원/주요 상장사 63개사 대상)
(2019년 11월 12일/2020년 1월 12일/2020년 2월 12일 기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