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전 대덕구 예비후보들, 전략지역 발표에 '멘붕'

박영순·박종래·최동식 예비후보 각각 대책 논의
더불어민주당이 15일 대전 대덕구 등 8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발표하면서 민주당 대덕구 예비후보들이 '집단 멘붕'에 빠진 모습이다. 전략공천은 선거 구도 등을 고려해 당이 경쟁력 있다고 판단되는 후보를 전략적으로 공천하는 것으로 기존 예비후보들을 배제하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표밭을 누비던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박종래 전 대덕구 지역위원장, 최동식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은 물론 캠프 관계자들 모두 당의 전략 지역 발표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앞서고 있는 박영순 예비후보와 1대 1 구도를 만들기 위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던 박종래 예비후보와 최동식 예비후보의 충격파는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두 예비후보는 진통 끝에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하고 17일부터 여론조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마저도 불투명하게 됐다.

세 명의 예비후보들은 모두 당의 결정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의 전략 지역 발표 소식에 긴급 대책 회의를 소집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공천 지역은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원혜영)의 지정 요청, 전략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도종환)의 의결로 확정된다.

공관위의 전략공천 지역 지정 요청은 사실상 '지정'을 뜻하기 때문이다.

대덕구는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의 지역구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재선 대덕구청장 출신의 정 의원은 조직력이 탄탄한 데다 나경원 의원과 함께 각각 당 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정 의원의 대항마로 현재 뛰는 예비후보들의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박영순 예비후보는 정용기 의원과 벌인 네 번의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정용기 의원을 상대하기에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경쟁력이 약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전략 지역으로 지정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기존 예비후보들을 배제하고 전략 지역으로 지정하는 게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영순·박종래·최동식 예비후보 모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선거운동을 했는데, 한순간에 전략 지역으로 지정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새로운 인물을 공천한다면 기존 예비후보들과 화학적 결합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