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립청소년교향악단 폐지 논란, 학부모-순천시 갈등

거리 음악회, 반대 서명…순천시 "예산 낭비·실효성 없어 폐지"
20일 시의회 주최 간담회서 여론 수렴

전남 순천시가 예산 낭비를 이유로 시립청소년교향악단 폐지를 추진하자 단원과 학부모를 중심으로 반대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2013년 4월에 창단된 시립 청소년 교향악단을 2021년부터 운영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정 낭비요인 최소화 및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교향악단을 폐지한다"며 "청소년 대상 '음악 영재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현재 관내 학교에서 운영 중인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소년교향악단은 지휘자와 단무장, 지도강사 12명과 단원 49명 등 6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 예산은 3억8천만원이다. 교향악단을 폐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단원들은 14일 순천시청 앞에서 교향악단 폐지 반대를 주장하며 거리 음악회를 열었다.

15일에는 조례 호수공원에서 거리음악회를 열어 시립교향악단 폐지 반대 서명을 받았다.

반대 서명에는 2천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류모씨는 "2018년 차이콥스키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전곡 연주했고 작년에는 구스타프 말러 1번 전 악장을 연주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며 "잦은 단원 교체로 실력이 낮다는 순천시의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순천시는 예산 문제와 잦은 단원 교체로 인한 연주 실력 저하 등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폐지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교향악단을 폐지하는 대신 음악 영재 아카데미를 운영해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한다"며 "일몰 사업에는 포함돼 있지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시정조정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순천시의회는 20일 오후 4시 순천시청에서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