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 MLS 밴쿠버서 러브콜…울산은 '고민 중'

적은 이적료에 K리그 개막 앞두고 전력 공백도 걱정
울산 현대에서 뛰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동경(23)이 미국프로축구(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입단 제의를 받았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로 이미 시즌을 시작한 데다 밴쿠버가 제시한 이적료 등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18일 "밴쿠버로부터 최근 이동경의 이적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적 소식을 다루는 트랜스퍼마르크트는 "밴쿠버가 울산 미드필더 이동경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하면서 "한국 국가대표로 이미 A매치 2경기를 뛴 이동경의 시장 가치는 55만달러(약 6억5천만원)다"라고 소개했다. 트랜스퍼마르크트는 "밴쿠버는 선수와는 계약조건에 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울산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이동경에게 관심을 둔 팀이 밴쿠버뿐만이 아니라 이적은 복잡할 수 있다"라면서 소식통을 인용해 "울산은 이동경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뒤 이적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밴쿠버는 캐나다 팀이지만 MLS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인 이영표가 뛰었던 팀이자 현재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의 소속팀이기도 하다.

이동경은 울산뿐만 아니라 올해 도쿄올림픽에서도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이동경은 지난달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해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5경기를 뛰며 2골을 터트리고 한국 대표팀의 우승과 함께 도쿄행에 큰 힘을 보탰다.
이동경은 그동안 해외 진출 의지를 드러내 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이 윤빛가람, 고명진 등 베테랑 미드필더 자원을 영입하면서 팀 내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이동경의 눈을 밖으로 돌리게 했다.

이동경은 K리그 데뷔 2년 차였던 지난해는 22세 이하(U-22)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의 덕을 보면서 정규리그 25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유망주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권장해 온 울산 구단은 고심하고 있다.

울산 관계자에 따르면 밴쿠버에서 제시한 이적료가 트랜스퍼마르크트가 평가한 액수보다는 조금 많지만 그렇다고 이동경의 재능과 발전 가능성에 비춰볼 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AFC 챔피언스리그로 시즌은 시작됐고 K리그 개막을 앞둔 시기라는 점도 울산이 선뜻 결정을 못 내리게 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이동경이 빠진다면 김도훈 울산 감독의 시즌 구상은 수정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