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한 이재영·김희진…김연경만 오면 여자배구대표팀 '완성체'

이재영·김희진 부상 후 나란히 70일만에 출전해 승리 일등공신
김연경 터키서 2∼3주 재활…대표팀 4월말 소집 앞두고 '청신호'
이제 김연경(32·터키 엑자시바시)만 제 컨디션을 찾으면 여자배구 대표팀은 완성체를 이룬다. 올해 1월 태국을 꺾고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하는 데 앞장섰다가 부상으로 신음했던 여자 배구대표팀의 주축 이재영(24·흥국생명)과 김희진(29·IBK기업은행)이 건강한 모습으로 코트에 돌아왔다.

각각 오른쪽 무릎(이재영), 오른쪽 종아리(김희진) 통증을 호소한 두 선수는 대표팀에서 소속팀으로 복귀하자마자 재활에 들어갔다.

이재영이 먼저 20일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고, 김희진은 18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원 포인트 블로커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 22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나란히 70일 만에 프로배구 V리그 복귀전을 치른 둘은 100% 컨디션이 아니었는데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팀을 승리로 이끌어 팀의 대들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재영은 코트에 다시 서자마자 생애 처음으로 트리플크라운(서브·백어택·블로킹 각 3개 이상)을 달성하고 26점을 퍼부었다.
라이트로 출전한 김희진도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4점을 올려 소속팀의 탈꼴찌를 이끌었다.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거치며 김연경과 함께 대표팀 삼각 편대를 형성한 이재영과 김희진의 부상에 많은 배구인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다행히 두 선수가 재활을 성공리에 마치고 V리그 막판 팀에 가세해 감각을 끌어올리면서 둘을 걱정하는 시선도 많이 줄어들었다.

국내에서 3주간 재활 치료를 마치고 20일 터키로 떠나 다시 2∼3주간 재활을 이어가는 김연경만 기량을 되찾는다면 여자배구 대표팀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에도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투혼을 불사른 김연경은 3월 터키리그 포스트시즌 출전을 목표로 복귀에 속도를 낸다.

이재영, 김희진이 V리그를 마친 뒤 4월 말 또는 5월 초에 소집되는 대표팀에 승선해 국제 대회에서 기량을 점검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김연경은 5월까지 이어지는 소속팀의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컨디션을 조율할 참이다.

이재영과 김희진의 복귀전을 지켜본 한유미 KBS N 해설위원은 24일 "팀에서 비중이 큰 두 선수가 완전하게 볼 감각을 되찾은 것은 아니었는데도 복귀전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한 위원은 "이재영은 코트에 선 자체만으로도 인삼공사에 불안감을 준 느낌이었고, 라이트로 출전한 김희진은 어도라 어나이(등록명 어나이)만으로는 부족한 오픈 공격 득점을 사이드에서 올려주면서 IBK기업은행의 공격력을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의 공백 기간이 짧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자 한 위원은 "아직 체력의 문제를 느낄 만큼 나이를 많이 먹은 선수들은 아니다"라면서도 "완벽하게 감각을 찾은 상태가 아닌데도 본능과 관록에서 나오는 기량이 좋았다"며 두 선수를 칭찬했다.

한 위원은 도쿄올림픽에서 44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여자 배구대표팀에도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동메달) 이래 44년 만에 메달을 노린다.

한 위원은 "전성기와 비교해 김연경의 점프와 파워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대표팀 공수의 중심이고, 이재영과 김희진의 기량도 많이 올라왔다"며 "세터 이다영도 성장했으며 센터로 보직을 바꾼 한송이의 이동 공격도 최근 정통 센터만큼 나아졌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높이와 조직력은 상대 팀에 크게 밀릴 것이 없다고 본다"며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전술도 훌륭한 만큼 남은 기간 대비를 잘한다면 메달도 가능하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