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극협회 "메르스 때보다 심각…'연극의 해' 재검토해야"

한국연극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20연극의 해'를 전면 재검토하고, 관련 예산 21억원을 코로나19 피해 연극인 지원에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협회는 24일 오전 대학로 한 카페에서 한국연극협회 오태근 이사장과 김관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과 2020연극의 해에 대한 한국연극협회의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진 상황이 급변해 대학로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연극을 업으로 하고 있는 연극인들의 고통이 계속해서 들려온다"며 "배우, 스태프 등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연극의 해 예산을 사용할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오태근 이사장은 "연극의 해가 지정돼 붐업되고 기뻐해야 하는데 현장에선 시작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극의 해 행사를 만들기보다 관련 예산으로 코로나19로 피해를 당한 연극인을 골고루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 연극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서울·경기·대구·대전 지역에서 40개 단체가 공연 취소나 연기, 관객 감소로 인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오 이사장은 "오늘을 기점으로 취소나 연기하는 공연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번 사태가 지난 메르스 때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연극인이 살아야 연극이 산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적극적인 검토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메르스 때는 회사나 대행사만 지원해 배우나 스태프가 생계 고통을 호소했다"며 "이번에는 일부 단체나 개인이 악용하지 않도록 연극인을 직접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