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많은 이탈리아 골프 선수, 대회 앞두고 '격리'(종합)

대회 당일 오전 음성 판정받고 간신히 대회 출전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뛰는 이탈리아 선수 2명이 대회에 앞서 호텔 방에 격리되는 바람에 대회에 나서지 못할 뻔했다. 유럽투어 오만오픈에 출전하러 오만의 무스카트에 간 로렌조 가글리와 에두아르도 몰리나리(이상 이탈리아)는 대회 개막 하루 전인 26일 아침 호텔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의사로부터 객실로 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같은 방을 쓰던 둘은 각각 별도의 방에 격리됐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가글리와 몰리나리를 검사한 오만의 방역 당국은 둘에게 다음 달 4일까지 호텔 방에 머무르라고 지시했다.

두 선수는 오만오픈은 물론 5일부터 열리는 카타르오픈에도 나서지 못할 뻔했다.

다행히 검사 결과가 27일 오전에 음성으로 나타나면서 둘은 간신히 격리에서 풀려났다. 오만오픈 대회조직위원회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 1시 30분에 이들이 1라운드 경기를 시작하도록 배려했다.

카타르 오픈 출전도 가능해졌다.

가글리는 "23일 무스카트에 도착해 체육관과 연습장, 그리고 식당에서 많은 선수와 어울렸다"면서 "우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출전 선수 전원을 격리하고 대회는 취소해야 맞다"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틀 전에 감기에 걸려 열이 조금 난다고 투어 담당 의사에게 말했다는 가글리는 단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이탈리아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처우를 당했다는 얘기다.

유럽프로골프투어의 격리 조치는 오만 방역 당국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를 격리한 직후에는 "두 선수는 의학적 기반에서 기권했다"고만 밝혔던 유럽프로골프 측은 "전 세계가 공동으로 직면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우리는 공중 보건을 위해 방역 당국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2018년 디오픈 챔피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의 형인 몰리나리는 US 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제패하고 2010년 라이더컵에도 출전한 유명 선수다.

가글리는 2018년 유럽투어 케냐 오픈 챔피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