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무부 차관, 장관과 알력에 사퇴…정부 상대 소송 계획

"파텔 장관 '직원에 욕설하고 불합리한 요구' 의혹 제기돼"
'직원 보호 과정에서 파텔 장관과 갈등 발생' 주장
영국 내무부 사무차관이 장관과 갈등으로 인해 사퇴를 결정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퇴는 사실상 해고와 같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내무부 사무차관인 필립 루트남 경은 이날 사퇴를 발표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정치인 출신이 장관과 부장관, 정무차관 등을 맡는다. 반면 관료 중 최고위직이자 사실상 공무원들의 수장은 사무차관이다.

최근 영국 언론들은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이 욕설을 하는 등 괴롭힘을 일삼으면서 내무부 관료들과 갈등 관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내무부 지휘를 받는 국내정보국(MI5)이 파텔 장관에게 제대로 된 정보 보고를 하지 않는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이에 파텔 장관과 루트남 사무차관은 공동 성명에서 "파텔 장관에 대한 다양한 거짓 주장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 루트남 차관이 파텔 장관을 비판하면서 사퇴함에 따라 의혹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33년간 관료생활을 이어온 루트남 차관은 "지난 열흘간 (나를 몰아내기 위한) 악의적이고 조직화한 정보 공작이 있었다"면서 "내가 내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정보를 언론에 전달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파텔 장관이 공무원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는가 하면 업신여기는 행위를 한다는 주장을 접수했다"면서 "그녀가 지속해서 불합리한 요구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러한 행위가 두려움을 낳았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내무부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 복지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파텔 장관과의 갈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루트남 차관은 파텔 장관이 자신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지만, 그가 보기에는 그녀가 의혹을 떨쳐내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신은 파텔 장관과 화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파텔 장관은 이를 논의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루트남 차관은 자신의 사퇴가 사실상 부당 해고와 같다고 주장하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고위 관료가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매우 특이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파텔 장관은 지난해 7월 보리스 존슨 총리 취임 이후 내무부 장관에 임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