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조6천억원대 유동성 공급, 장기적으론 경제 뇌관 될 수도"

기업들 금융위기 때 부채도 못 갚았는데 다시 부채 누적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중에 대규모 자금을 풀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기업 부채를 늘려 경제에 큰 위험 요소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7일물 역(逆)RP(환매조건부채권·레포)를 통해 500억 위안(약 8조6천억원)의 유동성을 금융권에 공급했다.

적용 금리는 2.20%로 기존의 2.40%보다 0.20%포인트 낮아졌다.

역레포는 통화 당국이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발행된 국채나 정부보증채 등을 사들이는 공개시장 조작 중 하나다.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 2월에는 7일물 역레포 금리를 0.10% 낮췄다.

이는 중국 경기 침체 우려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조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서 늘어난 기업 부채도 다 갚지 못한 상황에서 앞으로 경제 운용에 큰 장애가 될 것으로 지적된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팅루 중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여전히 구조적인 금융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지만 추가되는 부채 부담은 코로나19 이후 중국 정책 당국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처럼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이나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못하는 것도 기업 부채 부담을 우려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기업들은 올해 들어 최근까지 무려 3조1천억위안(533조원)의 채권을 발행, 작년 1분기 전체보다 무려 12.5% 급증했다.

특히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발행된 중국 기업 채권은 무려 1조6천억위안으로 올해 1분기의 절반을 초과했다. 중국에서 비금융 기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156.7%로 2016년 초의 162.8%보다 낮아졌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98%에 비해서는 매우 높다.

중국 비금융 기업의 부채비율은 또 미국의 74.2%나 일본의 101.9%보다 아주 높다.

중국 기업들의 재정난과 채권발행 등을 고려하면 GDP 대비 부채비율은 계속 더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은 최근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14년 만에 최저로 낮아진 가운데 채권발행 규정을 완화하고 채권발행 승인 절차를 단축해 기업들의 부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채권발행 금리도 3년물 AAA 등급이 3% 전후로 2016년 말 이후 가장 낮아 기업들이 외부 자금을 끌어쓰기 좋은 환경이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왕잉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유동성 완화에 대해 "핵심을 기업 도산을 막는 것이다.

안 그러면 폐업과 실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이클 테일러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장점은 정부의 유연성이라면서 중국 정부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38.6%로 낮아 금융 안정성을 제공할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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