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꿈나무였던 '박사방' 공범…"학생회 간부 활동한 모범생"

닉네임 '부따'…"공부 잘했고 교사들도 모범생으로 인정"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이 유통된 텔레그램 '박사방'을 조주빈(24·구속)과 공동 운영한 인물로 지목된 A(19, 닉네임 '부따')씨가 학창시절 전교 부회장을 맡고 프로그래머를 꿈꾸던 모범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A씨의 주변인들에 따르면 그는 중학교 재학 시절 전교 부회장에 선출됐고, 학교생활을 모범적으로 하던 학생으로 알려져 있었다.

고등학교 때도 학생회에서 활동했다.

이 때문에 지인들은 A씨가 박사방 공동 운영자였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큰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이다. 앞서 조주빈의 변호인은 지난 1일 닉네임 '부따', '사마귀', '이기야' 3명이 조씨와 박사방을 공동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의 수사 대상이다.

조씨가 과거 박사방에 올린 글에 따르면 A씨는 박사방 관련 암호화폐 환전 등 돈 관리를 담당하다 이후 조씨와 관계가 틀어졌다. 동창들은 A씨를 주로 '공부 잘하던 모범생'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A씨의 중학교 동창 B씨는 "A씨는 공부도 잘했고, 말수가 없어 조용한 친구였다"며 "겉보기에 딱히 특별해 보이는 건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동창 C씨는 A씨에 대해 "성적이 좋고 학생회 활동도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며 "A씨가 박사방 운영자였다는 소식에 많은 동창이 당황스러워했다"고 말했다. A씨의 1년 후배라는 C씨는 "A씨가 학생회장단 선거에 나갔을 때 장난기가 많고 유머 있는 모습으로 인기를 얻어 전교 부회장에 선출됐다"며 "선생님들도 A씨에 대해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고 성적도 좋은 모범생으로 인정했다"고 전했다.

A씨는 정보기술(IT)에 관심이 많은 소년이었다고 한다.

교내 프로그램 경진대회 수상을 계기로 프로그래머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고, 중학생 때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한 대기업 멘토링 기획에 지원해 선발되기도 했다.

당시 A씨는 멘토에게 "개발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뭐냐"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동창은 모범생이었던 A씨가 성적으로 왜곡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동창생 D씨는 "별로 친하지 않은 사이였는데,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던 중 A씨가 다가와 휴대전화를 들이밀면서 '여기에 야동(음란물)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데 폴더에 분할 저장해서 남들은 (야동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더라"고 말했다.

A씨는 고교 졸업 후 서울시내 한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사방 운영 주범 조주빈도 2017년부터 올해까지 57차례 자원봉사를 했고 봉사단체로부터 "차분한 성격", "성실했다" 등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