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김회장' 200억 넣은 렌터카 회사, 감사의견 '거절' 당해

"처음부터 회계 불투명한 회사에 투자" 의혹…투자금은 행방불명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46)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00억원을 투자한 렌터카 업체 J사가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이라는 회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의견 거절이란 외부 회계법인이 회사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믿을 수 없을 만큼 근거 자료가 부실하거나 해당 기업의 존립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내는 의견이다.

지난해 말 스타모빌리티를 통해 J사에 투자한 김 회장이 처음부터 회계가 불투명한 회사에 자금을 넣으며 투자금을 전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제주도에 거점을 둔 J사는 지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시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대표 장모 씨는 김 회장과 고향 친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J사는 주식시장 비상장 업체이지만, 상장사의 경우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뒤 일정 기간에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그만큼 회계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J사의 외부감사를 진행한 예교지성회계법인은 "경영진으로부터 감사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받지 못해 감사 절차를 수행할 수 없어 '거절'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실소유한 스타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16일 J사 주식 12만여주를 225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가 같은 달 26일 이 계약을 철회한다고 다시 공시했다.

스타모빌리티 관계자는 "처음 김 회장이 J사를 인수하겠다고 했을 때는 J사의 사업 규모가 제법 크고 제주도에서 많이 알려진 회사여서 제대로 된 회사를 인수하는 줄 알았다"며 "계약 후 해당 회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숨겨진 부채가 대규모로 나와 계약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기계장비 회사였던 인터불스는 2018년 김 회장에 인수된 뒤 지난해 7월 사명을 현재의 스타모빌리티로 바꾸고 신사업을 모색하던 중 렌터카 사업에 진출하려 했던 것이다.

문제는 이미 투자된 200억원이다.

스타모빌리티는 225억원 규모의 계약을 하면서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200억원을 J사에 납입했고, 계약은 열흘 만에 깨졌다.

이후 스타모빌리티는 J사에 200억원을 돌려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이 돈은 아직 스타모빌리티로 돌아오지 않았다.

스타모빌리티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이 돈이 올해 초 김 회장이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하는 자금으로 활용된 뒤 김 회장의 자금관리인과 김 회장에게 돈을 빌려준 모 사채업자에게 흘러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재 스타모빌리티는 김 회장을 횡령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한 상태다. 이에 대해 J사 관계자는 "장 대표는 한 달 전부터 본사를 방문하지 않고 있다"며 "스타모빌리티 거래금이나 경영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