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구조조정 쓰나미…이스타항공, 지상조업 자회사와 계약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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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조업 담당 자회사 이스타포트와 계약해지항공사 구조조정 첫 사례가 된 이스타항공이 전 직원의 5분의 1을 줄이기로 한 데 이어 국내 여객조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이스타포트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구조조정 삭풍이 전방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항공사 하청업계 구조조정 쓰나미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자회사인 이스타포트에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악화로 국내 여객조업 계약을 내부 검토 후 최종 해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요지의 공문을 보냈다.계약 해지 대상은 이스타포트 전 지점이다. 해외 여객조업의 경우 현지업체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사실상 이스타포트와의 모든 계약 관계를 끊은 셈이다.
이스타포트는 이스타항공이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로 2015년 자본금 3억원 규모로 설립됐다. 공항에서 탑승 수속과 발권, 예약, 위탁수화물 탁송 등 서비스와 항공기 경정비 등 지상조업 등의 업무도 담당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의 경영악화로 매해 미지급금이 쌓였고, 지난해에만 12억원이 채무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스타포트가 이스타항공의 여객조업만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계약 해지는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항공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이스타포트의 직원수는 200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전체(비정규직 포함 1683명)의 5분의 1 가량에 대해 구조조정하기로 노사 간 협의한 상태다. 다만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고용노동청에 사측의 임금체불에 관한 진정서를 내는 등 사측의 방침에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무급휴직 등을 실시하며 허리띠를 졸라맸으나 결국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사 구조조정 첫 사례가 됐다.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면서 이스타항공은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고, 3월에는 아예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0일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4월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관련 하청업계에 구조조정 쓰나미가 덮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내식과 청소 등을 담당하는 하청업계에는 한 발 앞서 구조조정이 진행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기내식 협력업체 직원 중 인천에서 근무하는 1800명 중 1000명이 권고사직을 당했다. 남은 800명 중 300여 명도 휴직 중인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협력업체인 아시아나AH는 직원의 절반에게 희망퇴직을 통보한 상태다.
항공사들의 올해 실적은 사상 최악의 수준이 예견되고 있다. '보이콧 재팬'이 덮친 지난해보다도 경착륙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국제선 여객 성장률은 91.5% 추락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라며 "매출은 급감하고 고정비는 큰 항공사들의 보유 현금 소진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인건비 조정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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