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에 개인보호장비 부족 호소한 의사 코로나19로 사망

입원 전 동료 의료진 위해 서한 작성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료진용 개인보호장비 부족을 호소했던 의사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BBC 등 영국 언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비뇨기과 전문의 압둘 마부드 초두리(53)가 지난 8일 영국 런던 롬포드의 퀸스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는 지난달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존슨 총리에게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료진이 개인보호장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더 많은 장비를 공급해달라고 호소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주인공이다.

초두리가 공개서한을 쓴 시점은 코로나19 증상이 악화해 말을 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을 때였다. 그의 아들은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아버지가 고통으로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동료 의료진을 위해 총리에게 서한을 썼다"고 말했다.

초두리는 서한을 쓴 5일 뒤 입원했고, 그로부터 보름 후 끝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병원에서 일하는 도중 감염된 것 같다면서도, 보호장비 부족으로 감염됐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영국 의료진들의 소셜미디어 '너싱노트'(Nursing Notes)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지금까지 25명의 의료진이 사망했다.

초두리의 아들은 "아버지의 서한으로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 관심이 쏠린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코로나19로 사망한 첫 번째 의료진이 아니며, 불행히도 마지막 의료진도 아닐 것이라는 점이 고통스럽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