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5] 일반인과 섞여 투표 후 "나 자가격리자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로 자가격리 중이던 유권자가 일반 유권자와 섞여 함께 투표한 정황이 서울 용산구의 한 투표소에서 확인됐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진 15일 오후 5시 50분께 서울 용산구 신용산초등학교에 마련된 이촌1동 제5 투표소에서는 스스로 자가격리자라고 밝힌 남성 A씨가 일반인과 함께 투표했다. 중앙선관위의 지침에 따르면 사전에 투표 의사를 밝힌 자가격리자들은 이날 오후 5시 20분부터 담당 공무원에게 투표소 출발 사실을 알린 뒤 마스크를 쓴 채로 도보 또는 자차로 투표소로 이동해야 했다.

이어 미리 마련된 대기 장소에서 대기하다 일반인 투표가 끝나면 별도로 마련된 기표소에서 투표하라는 것이 자가격리자 투표에 관한 선관위의 지침이었다.

이에 따라 신용산초등학교 투표소도 학교 후문 주차장에 별도 대기 공간을 마련해 놨다. 이 투표소에서 투표할 자가격리자는 총 7명이었다.

그러나 A씨는 투표소에 도착한 뒤 자가격리자 대기 장소를 인지하지 못한 채 바로 투표장으로 이동했고, 투표사무원의 안내를 받아 투표했다.

A씨는 투표 후에야 본인이 자가격리자라고 투표사무원에게 밝혔고, 그 후에야 사무원들이 A씨를 자가격리자 대기 장소로 이동시켜 신분을 확인했다. 이어 오후 7시까지 귀가하라고 안내한 뒤 오후 6시 6분께 A씨를 귀가조치했다.

A씨를 제외한 다른 6명의 자가격리자는 일반 투표자와 A씨가 투표장을 떠난 뒤 투표를 시작했다.

이들은 한 명씩 투표지를 받아 기표소에서 투표했고, 투표지를 봉투에 넣어 테이블에 두고 귀가했다. 방호복을 입은 사무원은 자가격리자가 투표할 때마다 기표소를 소독했으며 오후 6시 29분께 모든 투표를 종료했다.

투표가 모두 종료된 후 해당 투표소의 투표관리관은 연합뉴스에 "오늘 있었던 일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9시 20분 현재 중앙선관위 및 서울선관위 측은 "자가격리자가 일반인과 섞여 투표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용산구 재난관리본부 역시 이와 관련된 일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