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부서 '코로나 출구전략'…韓기업 해외공장 부분 생산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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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러시아·체코·슬로바키아 공장 부분 조업 재개
현대제철 동유럽·러시아 공장도 재가동…배터리업계 '포스트 코로나' 대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주요 기업의 해외 공장 '셧다운'(일시 폐쇄) 사태가 길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유럽 등 일부 국가의 봉쇄조치 완화로 생산 재개에 들어간 공장이 나오고 있다.다만, 아직 상당수 국가가 봉쇄조치를 추가 연장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정지된 상태인 데다 수요마저 위축되고 있어 국내 산업계에 가해진 충격이 잦아들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 유럽 봉쇄조치 속속 완화…현대·기아차, 방역 갖추고 조업 재개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던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13일부터 부분 재가동에 들어갔다.
평소 3교대 근무로 돌아가던 공장을 1교대 근무로 축소했지만, 조업 재개가 반가운 상황이다.애초 이달 4일까지 셧다운 계획이었으나 러시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이달 30일까지로 유급 휴무령을 연장하면서 셧다운 기간이 길어졌는데,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조건으로 휴무령 종료 전에 공장을 다시 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단 17일까지 공장을 가동한 뒤 추후 가동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에 있는 현대차 공장도 지난달 23일 시작한 공장 셧다운을 끝내고 이달 14일 조업을 재개했다.애초 3교대 조업에서 이달 2교대로 조업은 축소했지만, 조업 정상화로 인한 기대감이 높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이미 2주간의 가동 중단 상황을 정리하고 6일부터 정상 가동 중이다.
아직 공장 가동률이 100%에 미치지 못하지만, 포드, 닛산 등 경쟁사보다 1주 이상 조업 재개가 빨라 선진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라는 분석도 나왔다.유럽에서는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했던 봉쇄조치의 '출구전략'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경제 마비에 따른 실업, 기업 도산 등 부작용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단계적으로 제한 조치 해제를 고려하는 정부가 늘어나면서 공장 재가동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스페인이 13일부터 건설업, 제조업 등 일부 부문의 활동 제한을 풀었고, 오스트리아도 14일부터 소규모 상점 영업을 재개했다.
덴마크는 15일 유치원과 초등학교 문을 다시 열었고, 폴란드는 19일부터 상점 운영 금지 조치를 완화하는 등 제한 조치를 점진적으로 풀 계획이다.독일 내각도 제한 조치 완화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독일의 자동차 업계는 9일 메르켈 총리에게 자동차 판매 재개를 최대한 빠르게 시행해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생산이 조기에 정상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미주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지역이 아직 많아 생산 차질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내달 1일까지, 브라질 공장은 이달 24일까지 조업을 중단하며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 공장과 멕시코 공장의 가동을 24일까지 멈춘다.
터키 현대차 공장도 가동 중단 기간을 19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했다.
인도에 있는 현대·기아차 공장도 셧다운이 연장되면서 조업 재개 시점이 불투명하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손실을 줄이기 위해 15일 이후 자동차 등 일부 필수 제조업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어서 현지 당국 판단에 따라 생산 재개가 조기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생산 재개가 이뤄지더라도 판매가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기지의 조업 재개는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로 세계 경기가 주저앉으며 자동차 수요 자체가 위축돼 판매가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 철강업계도 유럽 일부 공장 돌려…배터리 설비투자 계속
철강업계 해외 공장도 재가동 움직임이 감지된다.
현대제철은 체코, 슬로바키아가 14일부터 가동에 들어갔고 러시아는 13일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다.
터키는 이달 말까지 셧다운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주 지역의 경우 미국, 브라질, 멕시코는 26일까지 셧다운 될 예정이다.아시아는 중국 법인은 정상 가동 중이고, 인도는 내달 3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포스코 이탈리아 가공센터는 아직 가동 중단 상태다.
전자 업계도 해외 생산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주 최대 공장 가운데 하나인 멕시코 TV 공장을 이번 주부터 닫고 있다.
현지 정부 권고와 물동량을 고려한 조치다.
북미에 위치한 LG전자 테네시 세탁기 공장은 지난 12일까지 가동을 중단했으며 삼성전자 사우스캐롤라이나 세탁기 공장도 이달 19일까지 생산라인을 멈춘다.
삼성과 LG의 유럽 공장도 수요에 따른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삼성전자 폴란드 브롱키 가전 공장은 이달 19일까지, LG전자 폴란드 브로츠와프 가전 공장은 24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이 밖에 LG전자 폴란드 므와바 공장도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고,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TV 공장과 헝가리 TV 일부 생산라인도 지난달 일주일간 가동을 멈췄다.
배터리 업계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동유럽에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는 투입할 인력들을 특별 항공편으로 보내고 있다.LG화학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배터리 라인 증설을 위해 17일 폴란드항공 특별기편으로 200여명을 보내기로 했다.
LG화학은 유럽 완성차업체들로부터 수주한 배터리 공급을 위해 기존 브로츠와프 공장의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달 중순 폴란드 정부의 입국제한 조치에 인력을 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폴란드 현지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주재원과 교민 등이 전날 특별기 편으로 귀국하면서 폴란드로 돌아가는 이 비행기를 이용해 인력을 파견하게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3월 중순부터 입국제한으로 파견 보내지 못했던 본사와 협력사 직원들이 특별 허가를 받아 폴란드 공장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SK이노베이션도 헝가리 배터리 공장의 증설을 위해 5일 대한항공 전세기 편으로 협력사 직원들을 포함해 약 300명을 현지로 보낸 바 있다.
/연합뉴스
현대제철 동유럽·러시아 공장도 재가동…배터리업계 '포스트 코로나' 대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주요 기업의 해외 공장 '셧다운'(일시 폐쇄) 사태가 길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유럽 등 일부 국가의 봉쇄조치 완화로 생산 재개에 들어간 공장이 나오고 있다.다만, 아직 상당수 국가가 봉쇄조치를 추가 연장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정지된 상태인 데다 수요마저 위축되고 있어 국내 산업계에 가해진 충격이 잦아들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 유럽 봉쇄조치 속속 완화…현대·기아차, 방역 갖추고 조업 재개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던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13일부터 부분 재가동에 들어갔다.
평소 3교대 근무로 돌아가던 공장을 1교대 근무로 축소했지만, 조업 재개가 반가운 상황이다.애초 이달 4일까지 셧다운 계획이었으나 러시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이달 30일까지로 유급 휴무령을 연장하면서 셧다운 기간이 길어졌는데,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조건으로 휴무령 종료 전에 공장을 다시 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단 17일까지 공장을 가동한 뒤 추후 가동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에 있는 현대차 공장도 지난달 23일 시작한 공장 셧다운을 끝내고 이달 14일 조업을 재개했다.애초 3교대 조업에서 이달 2교대로 조업은 축소했지만, 조업 정상화로 인한 기대감이 높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이미 2주간의 가동 중단 상황을 정리하고 6일부터 정상 가동 중이다.
아직 공장 가동률이 100%에 미치지 못하지만, 포드, 닛산 등 경쟁사보다 1주 이상 조업 재개가 빨라 선진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라는 분석도 나왔다.유럽에서는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했던 봉쇄조치의 '출구전략'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경제 마비에 따른 실업, 기업 도산 등 부작용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단계적으로 제한 조치 해제를 고려하는 정부가 늘어나면서 공장 재가동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스페인이 13일부터 건설업, 제조업 등 일부 부문의 활동 제한을 풀었고, 오스트리아도 14일부터 소규모 상점 영업을 재개했다.
덴마크는 15일 유치원과 초등학교 문을 다시 열었고, 폴란드는 19일부터 상점 운영 금지 조치를 완화하는 등 제한 조치를 점진적으로 풀 계획이다.독일 내각도 제한 조치 완화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독일의 자동차 업계는 9일 메르켈 총리에게 자동차 판매 재개를 최대한 빠르게 시행해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생산이 조기에 정상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미주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지역이 아직 많아 생산 차질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내달 1일까지, 브라질 공장은 이달 24일까지 조업을 중단하며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 공장과 멕시코 공장의 가동을 24일까지 멈춘다.
터키 현대차 공장도 가동 중단 기간을 19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했다.
인도에 있는 현대·기아차 공장도 셧다운이 연장되면서 조업 재개 시점이 불투명하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손실을 줄이기 위해 15일 이후 자동차 등 일부 필수 제조업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어서 현지 당국 판단에 따라 생산 재개가 조기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생산 재개가 이뤄지더라도 판매가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기지의 조업 재개는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로 세계 경기가 주저앉으며 자동차 수요 자체가 위축돼 판매가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 철강업계도 유럽 일부 공장 돌려…배터리 설비투자 계속
철강업계 해외 공장도 재가동 움직임이 감지된다.
현대제철은 체코, 슬로바키아가 14일부터 가동에 들어갔고 러시아는 13일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다.
터키는 이달 말까지 셧다운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주 지역의 경우 미국, 브라질, 멕시코는 26일까지 셧다운 될 예정이다.아시아는 중국 법인은 정상 가동 중이고, 인도는 내달 3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포스코 이탈리아 가공센터는 아직 가동 중단 상태다.
전자 업계도 해외 생산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주 최대 공장 가운데 하나인 멕시코 TV 공장을 이번 주부터 닫고 있다.
현지 정부 권고와 물동량을 고려한 조치다.
북미에 위치한 LG전자 테네시 세탁기 공장은 지난 12일까지 가동을 중단했으며 삼성전자 사우스캐롤라이나 세탁기 공장도 이달 19일까지 생산라인을 멈춘다.
삼성과 LG의 유럽 공장도 수요에 따른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삼성전자 폴란드 브롱키 가전 공장은 이달 19일까지, LG전자 폴란드 브로츠와프 가전 공장은 24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이 밖에 LG전자 폴란드 므와바 공장도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고,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TV 공장과 헝가리 TV 일부 생산라인도 지난달 일주일간 가동을 멈췄다.
배터리 업계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동유럽에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는 투입할 인력들을 특별 항공편으로 보내고 있다.LG화학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배터리 라인 증설을 위해 17일 폴란드항공 특별기편으로 200여명을 보내기로 했다.
LG화학은 유럽 완성차업체들로부터 수주한 배터리 공급을 위해 기존 브로츠와프 공장의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달 중순 폴란드 정부의 입국제한 조치에 인력을 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폴란드 현지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주재원과 교민 등이 전날 특별기 편으로 귀국하면서 폴란드로 돌아가는 이 비행기를 이용해 인력을 파견하게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3월 중순부터 입국제한으로 파견 보내지 못했던 본사와 협력사 직원들이 특별 허가를 받아 폴란드 공장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SK이노베이션도 헝가리 배터리 공장의 증설을 위해 5일 대한항공 전세기 편으로 협력사 직원들을 포함해 약 300명을 현지로 보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