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 못받는 트럼프 지지율…코로나19 결집 '반짝효과' 그치나

4월 들어 하향곡선…미국 위기시 지지율 상승효과 덕도 못봐
트럼프 대응 불만여론 증가에다 지지층 양극화 영향인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상승세를 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하며 고전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한 불만 여론의 상승과 맞물려 미국이 국가적 위기를 맞을 때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는 결집 현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반짝 효과'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선거전문매체 '538'이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평균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이날 기준 44.3%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51.4%로 나타났다.
538 분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월 12일 42.3%를 시작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8일 45.8%로 취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일별로 4월 4일까지 최고치인 45.8%를 보인 날들이 며칠 있었지만 지난 6일부터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 44.3%로 떨어진 상황이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월 16~17일 조사 때 찬반 47%로 동률을 이룬 뒤 이후 3월 말까지 두 차례 조사에서도 지지 응답률이 더 높았다. 그러나 지난 6~7일 조사에선 지지한다는 응답이 42%로 떨어지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53%로 커졌다.

이런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기자회견을 열 정도로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전을 펼치지만 대응 방식을 놓고는 미국민의 불만이 커진다는 여론조사가 속출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로이터-입소스의 6~7일 조사 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2%로, 직전인 3월 30~31일 조사 때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또 CBS방송과 유고브가 지난 7~9일 2천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2%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 대응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뉴욕주에서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의 지지율이 2월 44%에서 3월 말 71%로 뛰어오른 것과 대조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런 현상은 미국의 정치 지형이 과거 어느 때보다 지지 정당별로 양극화한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도 기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의 86%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선 이 비율이 9%에 불과했다.

CBS 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이들의 82%가 그의 판단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반면, 지지 응답자의 54%는 판단을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CBS는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판단을 정파적 렌즈로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렇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위기 때 여론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효과를 별로 보지 못하는 양상이다.

일례로 1979년 10월 지미 카터 대통령 지지율은 31%였다가 이란의 미국대사관이 공격받은 후 58%로 올랐고, 1991년 1월 58%이던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지지율은 이라크 침공 후 87%까지 상승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무려 30%포인트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유럽의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지도자들이 70%대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과도 대비된다. 워싱턴포스트는 발병 초기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위험성에 대한 무시와 일관성 없는 발언, 미국 유권자들의 극단적 지지 양극화, 4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의 한계를 원인으로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