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무료로 한국프로야구 영상 달라"…협상 교착 상태

KBO "한국프로야구 수출은 좋지만, 손해를 감수할 수는 없어"
한국 프로야구가 정규시즌 개막을 5월 5일로 확정하면서 미국에서도 KBO리그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KBO리그가 연습경기를 시작한 21일에는 AP통신 등 국외 취재진이 잠실야구장을 찾고, 뉴욕포스트 등 미국 현지 언론이 '한국 야구 소식'을 자세히 전하기도 했다.

KBO리그 개막 확정 소식을 전한 미국 현지 기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국에서도 볼 수 있는가"라는 댓글도 달렸다.

실제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공개입찰로 KBO리그의 국외 판권을 따낸 에이클라에 '미국 내에서 KBO리그 경기를 중계하는 방법'에 대해 문의하고, 협상을 요청했다. 그러나 현재 협상은 교착 상태다.
ESPN은 '무료'로 KBO리그 영상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요구를 받아들이면 ESPN은 '무료'로 영상을 받지만, 에이클라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에이클라 관계자는 "ESPN에 KBO리그 영상을 제공하려면 미국(서부, 동부, 중부)으로 영상을 전송하기 위한 위성전송, 중계 자막, 기록, 코더 실시간 변환과 국내용·해외용 2개 피드 제작 등을 위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인력을 투입하고, 장비를 구매하는 등 상당한 금액을 투자해야 미국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영상을 ESPN에 보낼 수 있다.

당연히 영상을 구매하는 ESPN이 합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ESPN은 '무료 서비스'라는 무리한 요청을 했다. ESPN은 '일단 KBO리그 중계를 시작하고, 광고나 스폰서십 등 수익이 발생하면 추후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초기에 상당한 지출을 해야 하는 에이클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안이다.

KBO 관계자는 "한국프로야구가 미국에서 중계되는 건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한국야구를 '무료 콘텐츠'로 인식하면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며 "판권을 가진 업체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ESPN과 협상하는 걸, KBO도 원치 않는다"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으로 미국은 스포츠가 멈춘 상태다.

영상 콘텐츠가 필요한 ESPN은 한국 야구에 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 'KBO리그 상품'의 가격을 측정하지 않고 있다. ESPN이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협상을 진척하기 어렵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