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회계비리 의혹이 불거진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에서 이번에는 교사들에게 학교가 '불공정한 계약'을 요구해 학사운영이 파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실용음악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 200여명은 2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교장이 교사들에게 정해진 기준 없이 급여 등을 책정해 고용계약을 요구하면서 교사 17명의 재계약이 불발돼 학사가 운영되지 않는다"면서 교육청에 교장과 학교법인 임원을 해임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학생들은 수업을, 학부모들은 수업료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서울실용음악고는 해마다 교사나 강사와 고용계약을 체결하며 법령을 따르지 않고 별다른 기준 없이 급여를 책정했다. 또 경력도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교사·강사 간 임금이 합리적 이유 없이 차이가 났고 이 학교에서 3년간 학생을 가르쳤는데 월급이 150만원대에 머물기도 했다.
학생과 교사들은 "계약하지 못한 교사들은 수업과 학생 관리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온 이들"이라면서 "교장이 (공익제보에 대한) 보복으로 이들을 학교에서 쫓아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에 '교사와 합리적인 계약체결'과 '투명한 절차에 따른 합리적인 수업료 책정'을 요구했다.
교육청에는 교육청이 선발한 임시이사·교장 파견을 요청했다.
서울실용음악고는 서울 중구에 자리한 인가 대안학교다. 지난해 학생들을 학교가 아닌 학교 설립자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설학원에서 실습수업을 받게 한 뒤 교육부 규정과 달리 학교 수업료와 별도로 학원에도 수업료를 내게 해 학교 관계자들이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또 작년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는 '회계업무 부당처리', '부적정한 인건비 지급' 등을 이유로 기관경고와 함께 당시 교장과 교감 등에 중징계가 요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