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픽업트럭 산타크루즈 내년 출시...美 본토서 통할까?

봄바람 살랑이는 계절이 왔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지만 캠핑이나 야외활동하기 가장 좋은 시기가 되면서 장비를 마음껏 싣고, 산이나 강으로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픽업트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듯 하다.

최근에는 컨셉트만 공개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현대차의 픽업트럭, 산타크루즈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출시가 임박한 것 아닌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2015년 도심형 픽업 형태로 현대가 공개한 산타크루즈는 2도어에 반쪽짜리 문이 달린 형태였다. 하지만 최근 Motoraty가 공개한 사진은 4도어로 온전한 뒷좌석 공간이 있다는 특징이 있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15년 컨셉트 사진을 공개한 이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차량 사진을 공개하거나 출시 계획을 알린 적은 없다. Motoraty가 공개한 사진의 보닛 부분에 어색한 주름이 있다는 점과 C 필러 부분과 유리창의 모습이 부자연스러운 점 등으로 볼 때에도 합성일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소식 매체인 카앤드라이버도 마치 팰리세이드 앞모습을 합성한 듯한 4도어 산타크루즈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글로벌 매체에 따르면 산타크루즈는 오는 2021년부터 미국 앨러배마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카앤드라이버에 따르면 산타크루즈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산타페가 생산되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도심형 중형 픽업트럭 시장을 겨냥해 2.4리터 4기통 엔진에 4도어, 4륜 구동이 채택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가 겨냥한 산타크루즈 고객층은 부피가 크지만 반드시 무거운 물건을 운반할 필요는 없는 운전자, 또는 보트를 끌 정도의 견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운전자들이다. 주로 산악자전거나 카약, 캠핑 용품 등을 싣고 다니길 원하는 운전자들이 쉽게 선택할만한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블루오션 시장층을 겨냥한 듯하지만 산타크루즈는 픽업의 본토인 북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유니바디(모노코크바디)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야 한다. 북미 시장의 픽업트럭은 대부분 승차 공간과 화물 공간의 프레임을 분리해 놓은 사다리꼴 프레임 바디를 사용한다. SUV 차량의 뒷 부분만 도려낸 듯한 유니바디를 채택한 픽업트럭은 많지 않다. 혼다 릿지라인 정도가 유일한데 그동안 북미 시장에서 저조한 판매로 소비자들의 눈밖에 난 점이 현대로선 부담일 수 있다. 이런 반응을 반영한 듯 현대차는 최근 사다리꼴 프레임을 채택한 싼타크루즈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픽업트럭은 북미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가 꽉 잡고 있다. 사이즈는 조금씩 다르지만 산타크루즈가 경쟁해야 할 픽업트럭들이 즐비하다. 이미 국내에 선보인 쉐보레 콜로라도를 비롯해 포드 레인저, 일본 브랜드이긴 하지만 토요타 타코마 등 북미 베스트셀링 카와 정면 승부를 피하기 어렵고, 산타크루즈보다 사이즈가 큰 지프 글래디에이터와 포드 F-150, 닷지 램 등과도 경쟁할 수밖에 없다.
픽업트럭을 처음 만드는 만큼 인지도가 약하다는 부담까지 짊어져야 하는 현대는 신중한 가격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자동차 업계에선 산타크루즈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차량 가격을 2만 5천 달러, 우리 돈으로 3천만 원 선에 맞춰야 한다고 전망한다. 국산 브랜드 가운데 쌍용차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의 가격이 2천만 원 중반에서 3천만 원 중반대까지 형성돼있기 때문에 3천만 원대는 산타크루즈가 맞추기 불가능한 금액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컨셉트카가 나왔을 당시 큰 호평을 받았던 싼타크루즈가 코로나19 찬바람을 뚫고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국내 운전자들에게도 곧 선보일 날을 기대해 본다.
송민화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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