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르완다서 봉쇄령 위반 마구잡이 체포…군인이 성폭행도"

"수십명 임의로 구금하고 언론탄압…여성 3명 성폭행 피해 고발"
국제인권 감시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중부 르완다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한 봉쇄령을 어겼다며 수십명을 마구잡이로 체포했다고 비판했다. HRW는 이날 홈페이지에 발표한 르완다 인권 보고서에서 "당국은 이동제한을 어겼다며 때로 적법한 절차나 법적 근거 없이 스포츠 경기장에 감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르완다 당국은 권한 남용을 폭로하려는 언론인과 블로거 등에 대한 자의적 구금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보안군이 단속할 때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안군이 봉쇄령 동안 살인, 성폭행 등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르완다는 30일까지 봉쇄령을 연장해 운동 등 불필요한 이동을 제한하고 휴교령과 함께 예배 장소를 폐쇄했다.

도시와 지역 간 여행도 막고 국경을 닫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이후 당국의 권한 남용을 보도한 블로거 4명과 그 운전사가 정부 지침을 어긴 혐의로 체포됐다.
또 지난 3일 유튜브 이세마TV 채널에는 수도 키갈리 레메라 지구의 가난한 동네에 사는 여성 세 명이 기자들에게 "군인들이 봉쇄령을 강제하면서 우리를 성폭행했다"고 고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 피해자는 3월 어느 날 밤 군복을 입은 남자가 총을 갖고 집에 들어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밝혔고, 다른 여성은 남자들이 군인들에게 두들겨 맞았다고 말했다.

HRW와 인터뷰한 두 명의 이웃도 이들의 진술을 뒷받침했으며 더 많은 여성이 성폭행당했지만 피해 사실을 알리려 하지 않았으며 군인들이 인근에서 물건도 훔쳐갔다고 증언했다. 3월 25일에는 르완다 보안군이 니안자 지구의 주민 2명을 사살했다고 보도됐으나 르완다 경찰은 정당방위였다면서 이를 봉쇄령과 연관 짓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강변했다.

루이스 머지 HRW 중부 아프리카 담당 국장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대한 정부 지침이 보안군에 법치를 무시하고 사람들을 학대하는 한편 권한 남용을 폭로하려는 이를 가둬도 좋다는 백지 위임장을 준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