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 기술자 340여명, 29일 베트남에 예외 입국

140여개 업체 소속…2주간 호텔 격리 후 개별 사업장 배치

삼성과 LG에 이어 한국 중소·중견기업 기술자 등 340여명이 오는 29일 베트남에 예외적으로 입국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베트남 정부의 외국인 입국 제한 조처로 신규 생산라인 구축 및 가동, 설비 증설 등에 차질을 빚었던 현지 진출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7일 업계와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140여개 한국 중소·중견기업 기술자 등 340여명이 29일 인천발 대한항공 전세기 2편을 이용,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차량으로 3시간 거리에 있는 북부 꽝닌성 번돈공항으로 입국한다.

전체의 80% 이상이 중소·중견기업 소속이고, 현지에 진출한 금융기관 직원 등이 일부 포함됐다. 업체별로 적게는 1명, 많게는 10여명이 입국하게 된다.
이들은 입국 직후 꽝닌성 할롱시에 있는 5성급 호텔인 'FLC 그랜드 호텔 할롱'으로 이동, 2주간 격리됐다가 건강 상태에 이상이 없으면 개별 사업장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베트남 북부 지역 사업장 소속이 전체의 70%가량 되고, 남부 지역이 30%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 지역에는 10명가량 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코트라(KOTRA) 베트남 하노이 무역관은 격리 기간에 화상으로 베트남의 투자·무역 환경과 역사, 문화 등을 소개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할 계획이다.

이번에 예외 입국하는 중소·중견기업 기술자들은 사전에 한국의 관련 기관이 발급하는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고 베트남의 승인을 받았다. 베트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외국인의 비자 발급을 중단했고 같은 달 22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당국은 또 이 같은 입국 제한 조처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 직원 650여명의 입국을 허용했고,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3사와 협력사 직원도 500명 가까이 입국할 수 있게 했다.

삼성 직원은 앞으로 2차례 더 단체로 입국할 예정이다.

베트남이 외국인 입국 제한 조처를 한 후 한국 중소·중견기업에도 예외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경제단체들이 베트남 정부에 지속해서 요청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통화에서 "중소기업 인력도 이른 시일 내 베트남에 입국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요청한 뒤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푹 총리는 지난 9일 한국 중소기업 기술자의 입국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꽝닌성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가 한국 기업에 예외적으로 엔지니어 등 직원의 입국을 허용한 전체 규모는 2천명에 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