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열전] 유상범 "공수처가 권력유지 도구로 사용…최대한 막겠다"

"문재인 정부, 검찰 좌천성 인사 반복…검찰장악 의도 분명"
21대 총선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에서 승리한 미래통합당 유상범 당선인은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권력 유지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유 당선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위 '친문', '친조국'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수처 수사대상 1호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당선인은 2017년 7월까지 25년간 '특수통 검사'의 길을 걸어왔다.

2014년 '정윤회 문건'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수사팀장을 맡은 그는 이후 검사장으로 승진해 창원지검장을 지내며 '출세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윤회 문건' 사건 등을 부적절하게 지휘했다는 이유로 연거푸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그렇게 검찰을 떠난 유 당선인은 국회에 입성해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법무 개혁에 칼끝을 겨누는 위치가 됐다.

다음은 유 당선인과 일문일답. -- 검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21대 국회에서 하고 싶은 역할은.
▲ 공수처가 권력 유지의 도구로 사용되는 걸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

그래서 1호 법안으로 공수처법 폐지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통합당이 참패하면서 공수처 발족을 막을 방안은 없는 것 같다. 공수처법이 가진 독소조항의 개정이나 중립적인 공수처장 선정 과정 참여 등으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 공수처는 오는 7월 15일 출범하는데.
▲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같이 소위 '친문', '친조국'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수처 수사대상 1호라고 주장한다.

이를 보면 공수처가 권력 유지의 도구로 사용될 위험성이 높다고 본다.

-- 검찰 재직 당시 좌천성 인사를 겪기도 했다.

현 정부가 검찰과 사법부를 장악하려고 한다는 통합당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조국 사태' 등 현 정부의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니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주요 수사 책임자를 바로 좌천성 인사로 발령냈다.

'검찰 학살'이란 표현까지 나왔다.

정권 초기에 제가 그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정권과 궤를 같이하지 않으면 반복해서 좌천성 인사를 하는 것이다.

사실상 검찰 장악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사법부와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이 생명인데, 이 부분이 많이 훼손되고 있다고 본다.

-- 총선 참패에 빠진 통합당을 재건할 방안은.
▲ 통합당이 젊은 층에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

어찌 됐건 전국위원회에서 가결된 '김종인 비대위'를 중심으로 통합당이 가지고 있던 악습이나 구태는 과감히 벗어던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 20대 국회에서 아쉬웠던 장면은
▲ 서로 토론과 설득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패스트트랙을 통해 '수의 우위'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결과가 너무 반복됐다.

다수당에서 대화와 타협이라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잘 살려줬으면 좋겠다.
-- 동생인 영화배우 유오성 씨가 총선 국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동생은 어떤 존재인가.

▲ 전 개인적으로 동생이 이룬 성취에 대해 굉장히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동생이나 저나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왔다.

그를 통해 자존감을 갖는 관계를 유지해왔다.

-- 법조인·관료 출신들이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겠나.

오랫동안 정치인으로 활동했던 사람과 업무를 대하는 태도나 방법 자체가 많이 다르다.

법조인·관료는 주어진 상황에서 그걸 분석해서 법에 맞게 적용하느냐를 수십년간 생활해왔다.

결국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창의력·상상력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 4년 뒤 어떠한 국회의원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키워드로 말해달라.
▲ 초심을 잃지 않은 국회의원, 약속을 지키는 국회의원으로 평가받고 싶다. 선거 때 국민을 섬기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이를 끝까지 가져가고 싶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