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1∼3년내 부동산업 8조5천억원 시장 증발 우려"

주산연 온라인 세미나…주택시장 활성화 30개 실행과제 제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서비스업 매출이 감소하면 부동산업은 1∼3년 안에 8조5천억원의 시장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주택 전문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29일 유튜브를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주택시장 규제 혁신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는 금융시장에서 촉발돼 실물시장에 위기가 전이됐고, 금융구조 개선이 완료되면서 실물 위기도 신속히 수습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번 코로나19발 위기는 실물시장에서부터 점진적으로 확산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위기의 전개 과정과 확산과정이 느리면서도 그 기간과 폭은 더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주택투자는 정부의 시장 규제로 지난해보다 15.4%(14조4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코로나19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애초 전망보다 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주산연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을 5∼10%(5조∼10조원)로 가정하면 올해 주택투자는 지난해 대비 20∼25% 감소한 70조∼75조원에 그치게 된다. 이는 지난 5년(2015∼2019년) 동안의 연평균 주택투자액(96조1천억원)에 크게 못 미치고, 국내총생산(GDP)의 4.1%에 불과한 수준이다.

아울러 올해 주택투자가 20% 감소하면 주택 관련 부문에서만 약 22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경우 정부의 고용유지 정책에서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금융위기 때 부동산 서비스업 매출 감소가 1∼2년 후에 가시화했던 상황을 적용할 때 코로나19로 서비스업 매출이 감소하면 부동산업은 1∼3년 내 8조5천억원의 시장이 사라질 수 있다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주산연은 주택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5대 추진전략과 30개의 실행과제를 선정하고, 이날 코로나19발 위기 극복에 선제대응할 수 있는 우선 시행 과제로 15개 정책 대안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15개 과제를 내달 중에 바로 시행하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나머지 15개 과제도 오는 11월께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