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자가격리할 펜션 잡아줘" 방역당국에 '초황당' 민원

항공편 예약·생활 지원금 등 경제적 보상 요구까지 빗발쳐
"자가격리하라는데 이왕이면 제주도 펜션에서 격리되고 싶다. 방법을 말해달라."
"다른 지역에 관광 왔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해 제주도로 돌아가려고 한다.

제주도로 돌아가는 비행기표 좀 예약해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유입 차단을 위해 특별 입도 절차를 시행하는 제주도에 일부 황당한 민원이 이어져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지난달 초 서울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대량 발생하자 코로나19 방역 및 대책팀인 제주도 보건건강위생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제주도 출신 단체 관광객 중 한 명이라고 밝힌 이 민원인은 "서울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해 제주도로 돌아가고 싶으니 단체 관광객들의 제주행 비행기 편을 예약해달라"고 요구했다.

도 보건당국은 이 단체 관광객의 요구가 방역 활동과 무관한 무리한 민원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들의 요구를 정중히 거부하는 데 오랜 시간 전화 통화를 하며 진땀을 빼야 했다. 국외 방문 이력이 있는 다른 지역 출신 한 시민은 "제주도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자가 격리해도 되느냐"고 도 보건당국에 전화하기도 했다.

14일 내 국외 방문자는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도 관계자는 "제주도를 마치 피난처로 생각해 제주에서 격리하고 싶다고 문의하는 전화가 매일 쇄도하고 있다"며 "자가 격리는 원칙적으로 본인의 거주지에서만 가능하며, 본인이 스스로 예약한 호텔, 펜션 등은 자가격리시설로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서는 또 지난달 2일과 3일 제주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일가족 3명(필리핀 방문 이력)과 한국인 1명(캐나다 방문 이력), 한국인 일가족 4명(베트남 방문 이력) 등 8명이 도의 특별 입도 절차에 따른 진단검사와 2주간의 격리 권고를 거부하고 제주 관광을 하겠다고 주장해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결국 도 보건당국이 이들 8명에 대해 입도를 막고 다른 지역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다'고 신고해 확인했더니 장난 전화로 밝혀지는 사례와 자가격리 자가 생활지원금 등 경제적 보상금을 요구하는 사례 등이 발생하고 있다. 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제주도는 아름다운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70만 도민의 삶의 터전"이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방문을 자제해주고 부득이 방문하는 경우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이동 동선을 자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