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구렁이·고양이·산낙지…네가 왜 거기서 나와?"

국회 본회의장 첫발 영예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가 소개하는 국회 '카메오' 동물
안녕하세요? 4·15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0번'을 받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조이' 입니다. 6월에 제21대 국회가 개원하면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회의원을 안내해 본회의장에 들어서는 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는 국회 본회의장에 첫발을 내딛는 동물이란 영예를 얻게 되는 셈이죠.
국회는 그동안 국회법 제148조에 따라 '방해되는 물건'으로 동물의 출입을 막아왔지만, 저를 성원해준 여러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지지로 가능하게 됐다고 하네요.
이번에 저보다 앞서 국회를 출입한 다른 동물 친구들이 있었던걸 알게 돼서 소개하려고요. 이 친구들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카메오'로 등장해 여러분들을 즐겁게 했더군요.

먼저 소개할 구렁이 씨는 "제 몸값이 천만원이라나, 밀렵꾼에게 잡혀서 술병에 들어가거나 한약재가 될 판이었는데 환경단체에 구출됐죠, 2010년 10월 21일 당시 한나라당 차명진 국회의원이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연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밀렵꾼들의 벌금 백만원 처벌이 너무 약해 제 동료들이 막 잡혀가고 있다고 하길래 나오게 됐죠. 근데 사람들이 절 보고 너무 '헉' 하길래 조금 후회도 했죠(?)"
두번째 소개할 출연자는 뉴트리아(늪너구리) 씨. "억울해! 남아메리카에서 잘 살다 한국에 강제이주당했는데 쥐를 닮았다고 '대형쥐'라니. 또 '생태교란종'이라니. 그냥 맘 잡고 한국에서 잘살아 보려고 한 것뿐인데. 그날은 또 뭐야. 2014년 10월 7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라고 했지. 당시 새누리당 김용남 국회의원이 날 불러다 놓고 한쪽에 종일 그냥 놔두더라고, 현대차, 삼성 등 기업총수들 국감 증인채택 이견으로 온종일 파행했다고 어려운 소릴 하더라고"
세번째는 벵갈고양이 씨. "나 여기 왜 온 거야!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2018년 10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이라며. 대전동물원 푸마가 자유를 찾아 방황하다 어찌 됐다고 하던데. 내가 푸마랑 닮았다고. 어리둥절 이야!
마지막은 산낙지 씨. "내 머리에서 카드뮴이 나왔다고? 아녀. 나 맛 좋은 산낙지여. 민주당 이윤석 의원이 내가 안전한 먹거리란 걸 보여줘야 한다며 2010년 10월 1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날 데려갔지. 알고보니 카드뮴 나온 낙지머리는 중국산인데 원산지를 속였다고 하더마이. 근디, 국감 끝났다고 바로 날 묵어요. 아따! 거시기 혀요"
그런데 스스로 국회 본관에 무단 침입했던 길냥이 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 연설하러 온다길래. 그냥 한번 가 봤죠. 2017년 11월 8일이었는데. 영등포 소방대원의 포획망에 붙잡혀서 비참했죠. 그냥 냅둬도 조용히 나갔을텐데, 밥도 못 얻어먹고"
국회의사당 외곽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놀았던 송아지 군과 흑염소 씨도 있네요.

송아지군은 1988년 5월 25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농축산물 수입반대 전국농민결의대회에 참석했다 경찰과 몸싸움했다고 합니다.

흑염소 씨는 2018년 8월 9일 농민들과 '흑염소 산지가격 폭락에 따른 긴급수매' 기자회견에 동행했다고 하네요.
하하하!. 우리 동물 권리를 위해 오리 분장한 정의당 이정미 전 대표도 한 컷 보여줄게요.

이정미 대표는 2017년 10월 15일 국회 앞마당 개헌자유발언대에서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가 주최한 세계 동물권 선언의 날 '오늘은 내가 동물대변인, 나의 목소리를 들어줘!'에서 동물의 권리 보호를 위해 오리가 됐답니다.
끝으로 비례대표 '0번' 당선자로서 안내견 '조이'가 드리는 질문 "국회의장님, 나중에 '국회의원 재임 기념 서명'에 제 발 도장도 찍을 수 있나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