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주고받은 조선·항만 종사자 5명 실형·집행유예

회삿돈 횡령해 자금 마련한 뒤 "선적 물량 챙겨달라" 등 청탁
"계약에 편의를 봐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혐의로 조선소와 해운업체 소속 임직원 5명이 1심에서 실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단독 김정환 부장판사는 업무상횡령과 배임증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7)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B(54)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C(40)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D(58)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E(59)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배임수재 피고인 3명에게 3천만∼1억1천4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공소내용을 보면 해상운송업체 임원을 지낸 A씨와 B씨는 거래업체에 대금을 과다 지급한 뒤 돌려받는 등 수법으로 부외자금(장부에 기록되지 않고 거래되는 자금)을 조성했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리베이트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회삿돈 1억4천800만원을 횡령했고, 횡령한 돈을 이용해 '하도급 계약 유지, 물량 확보, 단가 책정 등 업무에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해상운송업체 임원 D씨에게 4천500만원을 건넸다.

또 다른 화물운송업체와 조선소에서 근무한 C씨는 '선적 물량을 챙겨달라'는 청탁과 함께 A씨 업체를 비롯한 3개 업체에서 총 1억1천400만원을 받았다. 비슷한 수법으로 D씨는 2개 업체에서 9천500만원을, 조선소 선적관리 업무를 담당한 E씨는 A씨 업체에서 3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 E씨는 선박업체 감독자가 안전감독 업무를 하도록 정한 업무 규정이 있음에도 해상운송업체가 안전감독자 없이 선적할 수 있도록 부정하게 업무를 처리했다"면서 "그 대가를 적극적으로 요구해 2년 이상 장기간 금품을 받았으므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