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불필요한 개헌 논란으로 국력 소진할 이유 없다"

"원포인트 개헌안 관철 위해 본회의 하자는 것 아니다"
"총선 승리의 공은 무엇보다 국민의 몫…민주당, 더욱 분발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3일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헌론과 관련해 "불필요한 개헌 논란을 통해 갈등이 생기거나 국력을 소진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로 시작되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 모두가 전력을 다할 때"라며 개헌론에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미래통합당이 민주당의 8일 본회의 개최 제안을 두고 개헌 이슈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반대하는데 대해 "우리 당 안에서 공식적 과정에서 개헌하자는 이야기를 한 바가 분명히 없다"며 "개헌의 내용을 관철하려고 (본회의 주장을) 하는 것이라는 논란은 없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개헌안을 발의하도록 하는 '원포인트 개헌안'의 의결을 위해 8일 이전에 본회의를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헌법상에 국회는 개헌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고, (원포인트 개헌안의 의결) 시한이 5월 9일"이라며 "그날이 토요일이라 8일까지는 절차적 종료 과정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였지, 내용적 관철을 위해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 본회의가 열려서 민생을 위한 법 하나라도 더 처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4·15 총선 승리의 의미에 대해 "국난 극복을 향한 우리의 진정성이 조금은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는다. 그렇지만 공은 온전히 대통령과 정부, 무엇보다 국민의 몫으로 돌리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겼다고 운명의 앞길이 저절로 열릴 일이 없다"며 "안주하면 다시 무덤 앞에 서게 되고 혁신하면 푸른 초원을 내달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에서 이겼지만, 우리가 짊어진 숙제가 한 짐이다. 코로나 경제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방역이 1차 세계대전이라면 경제는 2차 세계대전과 같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은 새로운 상상력으로 무장하고 새로운 사회질서, 정치질서를 채워가야 한다"며 "우리는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7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끝으로 임기를 마치는 이 원내대표는 지난 1년간 원내사령탑으로 지낸 소회도 밝혔다.

그는 "처음에 원내대표가 됐을 때 제 리더십의 기반은 취약했다.

혹자는 친문(친문재인)이 아니라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걱정도 했다.

그러나 끝날 때 가보니 할 일은 거의 다 했다는 평가하는 분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유시민 선배님의 말씀이 참 고맙다"며 "비어있던 제 가슴의 한편이 채워지고 지난날 우리 내면에 쌓아둔 반목과 분열의 상처가 아무는 큰 위로의 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약속한 공존의 정치, 협치의 새 마당을 만들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며 "유연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로 한국 정치를 혁신하고 품격있는 경쟁을 벌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선거제·검찰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를 거론하며 "밀어붙일 땐 밀어붙여야 한다 생각했지만, 끝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더 협상하고자 합의를 시도하고자 했던 것도 진심이었다"고 했다.

이어 "작년 11월 말 (통합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마지막 협상 기회가 있었는데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노숙 단식에 돌입하면서 협상의 문이 닫혔다.

결국 태극기 부대와 극우세력이 국회에 난입하는 모습을 보고 단호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4+1'(민주당·옛 바른미래당·옛 민주평화당·정의당+옛 대안신당) 공조로 패스트트랙을 발동하면서 이 과정에서 제가 짊어져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면 제 몫으로 다 지고 가겠다는 마음도 먹었다"고 털어놨다. 이 원내대표는 "저부터 이등병의 자세로 코로나 2차 경제 대전의 전선에 다시 임할 것"이라며 "후배들이 잘 성장하게 디딤돌이 되는 역할부터 찾아서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