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0주년] ③ 불혹의 5·18, 광주를 넘어 세계로

코로나19로 온라인 행사 집중…나눔·정의 '오월행동' 실천
"시민 주도·직접 교류 통해 5·18 전국화, 세계화 확대"
"1980년 5월 광주의 유혈은 이 나라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은 정당하게 평가되고 올바르게 역사에 기록되어야 합니다.

"
1993년 5월 김영삼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5·18을 민주 의거(義擧)로 재평가하고 피해자 명예회복과 기념사업 추진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1997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돼 역사적 정당성을 인정받고 전국적으로 기념행사가 확대됐다.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항쟁의 중심지였던 옛 전남도청 앞에서 정부 기념식을 여는 방안 등을 포함해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들이 예정됐지만 코로나19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됐다.

대신 시민이 참여하는 온라인 기념 활동이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진다.

3일 제40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8일 정부 기념식은 코로나19 방역기준에 맞춰 열린다. 행사 규모는 최소화하지만 40주년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데 내실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5·18 전야제는 열리지 않지만 5월 한 달간 일상에서 5·18 정신을 실천하며 4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그램들이 선보인다.

나눔·연대·정의·공정 등 가치를 수호하는 행동을 실행한 뒤 행사위 누리집 참여 마당에 결과를 공유한다. 또, 사람들이 한곳에 모이지 않고 5·18을 기념할 수 있도록 '5월 노래 부르기' 공모전도 추진한다.
참가자들이 직접 부른 '님을 위한 행진곡'을 행사위 누리집에 올리면 자체 심사를 거쳐 시상한다.

5·18을 주제로 한 사진 작품을 온라인에 게시하면 우수작을 선정하는 사진전도 열린다.

'제1회 5·18 영어 스피치(연설) 대회'도 열어 학생들이 만든 3분 이내 영어 연설 영상을 유튜브 등에 공유해 5·18 세계화에 동참하도록 할 방침이다.

광주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기념사업을 간소하게나마 치른다.

전남지역 행사위원회는 오는 15일 전남도청 앞에서 40주년 기념식을 하기로 했으며 서울과 부산 등에서도 기념사업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올해 광주시와 처음으로 민주·인권·평화 우수 정책 교류, 5·18 40주년 기념 특별 전시 등을 한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18일 부산 민주공원 중극장에서 열리는 5·18 민중항쟁 40주년 부산기념행사를 유튜브로 생중계한다.

처음으로 부산 청년들이 조직을 꾸려 직접 기획하며 1분짜리 시민 영상 9개를 선정해 유튜브로 공개한다.

해외 행사들도 일부 취소됐지만 '국제 5·18 사진전'은 올해 4월부터 미국·독일·프랑스·인도네시아 등에서 열리고 있다.

9월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 예정이던 '5·18 40주년 기념 거점 회의'는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고 개최 여부를 정한다.
문화·예술 행사도 코로나19로 일정이 일부 조정돼 열린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5·18 40주년을 맞아 1년간 국내·외에서 40년 민주주의 기억을 탐색하는 특별전 'MaytoDay(메이투데이)'를 선보인다.

1980년 5월의 광주와 같은 역사를 가진 해외 도시를 전시 장소로 선정해 현재의 시점에서 지난 40년 민주주의의 기억을 재조명한다.

이번 특별전은 5월 대만에서 시작해 내년 5월 이탈리아까지 이어진다.

애초 4월 독일 쾰른 전시가 예정돼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쾰른 일정은 6월로 재조정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베트남 전쟁과 광주 항쟁을 연결한 희곡 '아시아의 달', 5월 광주의 진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 등을 제작하고 초대형 미디어아트 특별전으로 선보인다.

행사위는 올해는 코로나19로 행사가 대부분 취소·축소됐지만 향후에도 시민 참여와 직접 교류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5·18의 전국화·세계화를 추구할 방침이다. 조진태 행사위 집행위원장은 "대규모 행사는 취소했지만 일상에서 5·18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실천하는 '오월행동'을 다양하게 펼치겠다"며 "코로나19가 종료되면 국내·외 시민들이 5월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교류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