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에 새로 '입성'하는 종목 투자해 볼까

13일 MSCI 종목 정기변경
편입·제외따라 외국인 수급 영향

메디톡스·OCI 등 제외 유력
한진칼 편입 여부 최대 관심
더존비즈온·셀트리온제약 등
'깜짝 편입' 기대감 솔솔
5월에는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수급 이벤트가 있다. 세계 최대 지수 산출 기관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에서 오는 13일 MSCI 한국지수(MSCI 한국 스탠더드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을 정기변경한다. MSCI 지수 편입 여부에 따라 외국인 수급이 크게 갈리는 만큼 편입·편출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대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게 증권업계의 조언이다.
MSCI서 韓 기업 최대 8개 삭제증권업계에서는 MSCI 한국 지수의 전체 편입 종목 수가 110개에서 104~107개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으로 산출된 시가총액을 따져봤을 때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돼 있던 종목들이 이머징 마켓에 적용되는 편입 유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근거에서다.

MSCI는 시가총액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번 정기변경에서는 4월 마지막 10영업일 중 무작위로 선택한 날의 종가를 기준으로 한다. 여기에 유동 시가총액, 유동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증권업계에서 추정하는 이번 정기변경의 시가총액 기준은 약 1조8000억원이다.

MSCI 지수에서 빠지면 외국인 수급이 악화된다. MSCI에서 빠진 종목은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대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전망이다. 반대로 새롭게 편입된 종목은 외국인 수급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펀드들이 기계적으로 매수·매도를 하기 때문이다.MSCI의 신흥국(EM)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약 1조5420억달러(약 1885조7118억원)다. EM 지수 내 한국 비중은 11.32% 정도다. MSCI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자금이 약 213조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정기변경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는 메디톡스 OCI HDC현대산업개발 한화생명 KCC 등이 거론되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달 29일 기준 시총이 6909억원에 그쳤다. 2017년 5월 MSCI에 편입될 당시 시총은 2조8000억원대였다. OCI도 시총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해 제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다. HDC현대산업개발 한화생명 KCC 등도 시총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건설 현대백화점 헬릭스미스도 시총 기준으로 인해 지수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와 OCI는 제외가 확정적”이라며 “HDC현대산업개발 한화생명 KCC 대우건설 등의 제외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한진칼 편입되나이번 MSCI 정기변경에서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한진칼의 편입 여부다. 한진칼은 MSCI 편입 기대로 4월 들어 11.57% 올랐다. 지난달 20일에는 장중 11만1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편입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한진칼의 유동주식(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주식) 비율 때문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MSCI에서 관리하는 유동주식 비율은 국내 지수와 다르게 벤처캐피털(VC)이나 일반 법인이 보유한 지분은 제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델타항공 그레이스홀딩스 대호개발 등이 보유한 지분이 비유동주식으로 간주되면 편입 기준 이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MSCI의 원칙적인 규정을 보면 최대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와 그레이스홀딩스 지분만 비유동주식으로 들어가게 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한진칼의 편입 가능성은 80%”라고 반대 의견을 내놨다.

더존비즈온과 셀트리온제약 등도 시총 기준을 충족시켜 MSCI ‘깜짝 편입’ 기대를 받고 있는 종목이다.다만 정기변경을 노린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MSCI 편입 이전에 주가가 기대감을 반영해 정점을 찍는 사례가 많아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총 12회 정기변경에 따른 편입 종목군의 주가 최고점은 지수 반영일(올해는 4월 말) 3~5 영업일 전에 형성됐다. 편입 직전에는 매수보다 편출 종목에 대한 정리 매도가 더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오는 까닭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