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긴급사태 부분 해제에 日신문 "코로나 검사 부족" 지적

니혼게이자이 "이동·접촉 증가로 다시 확산할 우려"
아사히 "투명성 결여…감염자 전체 상황 파악 못해"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를 부분 해제한 것과 관련, 일본 신문들은 15일 코로나19 검사 부족 문제를 재차 제기했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 등을 이유로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39개 현(縣)의 긴급사태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검사·의료 대비 부족'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긴급사태 선언이 많은 현에서 해제돼, 사람의 이동과 접촉이 늘어남에 따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우려가 있다"며 "일본은 다른 주요국에 비해 검사 확대 속도가 더디고 중증자 구명 병상 확보도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를 인용해 10일 시점 인구 10만명당 하루 검사 건수(최근 3일 기준)는 영국 96건, 미국 88건인데 비해 일본은 5건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6일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 검사(PCR) 능력을 하루 2만건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1개월 지나도 검사 능력은 1만8천건 정도에 머물고, 실제 검사 건수는 하루 1만건을 밑돈다.
일본 내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늘지 않는 이유는 상담 창구인 보건소가 업무 과다로 원활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고, 검체의 채취 장소가 고기능 마스크 등을 갖춘 병원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현장에서 15~30분 만에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항체검사'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지만, 항체검사도 당분간 PCR 검사 창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검사 건수가 획기적으로 늘어날지는 의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중환자실(ICU)이 부족한 문제도 제기했다.

인구 10만명당 중환자실 병상은 일본이 5개로 미국 35개, 독일 30개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아사히신문도 15일 자 사설에서 긴급사태 일부 해제 자체는 기쁘지만, 석연치 않은 점도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투명성 결여 등을 문제 삼았다. 이달 4일 전국 47개 도도부현에 선언된 긴급사태 시한을 이달 6일에서 31일로 일괄 연장했으면서 그 효과가 최종 확인되기도 전에 해제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 해제 기준으로 '최근 1주일간 신규 감염자 수 10만명당 0.5명 이하'를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감염자 전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 수치만으로 판단해도 좋은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에 긴급사태가 해제된 39개 현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50.6%, 전체 인구의 54.0%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긴급사태 선언이 유지된 8개 도도부현 중에는 도쿄도(東京都)와 오사카부(大阪府) 등 대도시 지역이 많다.

이중 오사카부는 중앙 정부의 긴급사태 선언 유지 결정에도 지자체 독자 기준에 따라 휴업 요청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정부와 (오사카부) 지사는 협력해 혼란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