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양회 현장 미리 가보니…핵산검사·격리 거쳐 화상회견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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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고강도 방역 조치…취재진, 검사받고 7시간 격리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20일 베이징.
기자회견 장소인 미디어센터와 가까운 댜오위타이(釣魚臺) 호텔에는 새벽 6시가 되기 전부터 취재진의 줄이 늘어섰다. 양회의 첫 일정으로 열리는 자문기구 정협(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온 기자들이었다.
회견 시간은 오후 3시였지만 기자들이 집결할 것을 요구받은 시간은 이보다 무려 9시간 전인 오전 6시였다.
당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핵산검사를 받고 격리 후 음성 판정을 받아야만 미디어센터에 입장해 화상 연결 방식의 기자회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날 댜오위타이호텔에서 핵산검사를 받은 취재진 20여명은 연합뉴스와 로이터통신 등 외국 언론과 홍콩 등 중국 본토 밖의 매체 소속이었다.
중국 취재진은 다른 장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핵산검사는 면봉을 콧구멍이 아닌 목구멍 속에 집어넣는 방식이었다. 기자의 차례가 되자 검체 채취 천막에서 본인 이름이 적힌 검사 도구를 제출하고 체온을 잰 뒤 자리에 앉았다.
채취 도중에 참기 힘들면 고개를 돌려 의사 표시를 하라는 안내도 받았다.
"크게 '아' 소리를 내면서 입을 벌리세요. "
마스크를 벗고 시키는대로 입을 크게 벌리자 한뼘 길이의 면봉이 입 안으로 불쑥 들어왔다.
검사 요원은 목구멍 깊숙히 면봉을 집어넣어 대여섯차례 정도 쓱쓱 목구멍 안을 긁었다.
헛구역질이 날뻔 했는데 이대로 더 하다간 참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쯤 다행히 채취가 끝났다.
그러나 검체 채취를 견디기 힘들어 연신 헛기침을 하는 기자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한 기자는 "내일 또 취재를 온다면 내일도 검사를 받아야 하나?"고 물었다가 "그렇다"는 대답을 듣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 조치는 이해할만하지만 취재 불편이 너무 크다는 불만의 표시였다.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에서 했던 것처럼 취재진이 각자 온라인에 접속해서 질문하면 될텐데 굳이 한 장소에 모아놓고 화상 연결 방식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에 대해 시원스럽게 설명해주는 관계자는 없었다.
취재진이 차례대로 검사를 마치는데는 1시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후에는 호텔 객실 격리가 시작됐다.
한 외신 기자는 개인별로 객실을 배정받아 격리된다는 것을 알고 "우리가 지금까지 같이 있었는데 무슨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집결에서 핵산검사가 끝나기까지 취재진은 거리두기에 대한 통제를 전혀 받지 않아 가까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 쪽 관계자는 "한 명이라도 양성 판정이 나오면 전원이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호텔 방 문 앞에는 아침 도시락이 놓여있었다.
낮 12시가 가까워지자 벨이 울렸고 점심 도시락이 문 앞에 배달된 것을 발견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호텔에서 나와 버스에 타라는 통보를 받았다.
핵산검사를 받은지 7시간가량 지났을 때였다.
버스 안에서 다시 만난 기자들 사이에서는 "검사 결과는 못 들었는데, 뭐 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라는 말이 오갔다. 미디어센터 기자회견장의 단상에는 평소 의자가 놓였을 자리가 비어있고 대신 가운데에 초대형 스크린이 걸려있었다.
기자들은 1m 간격을 두고 띄엄띄엄 떨어져 앉았다.
참석자는 예년 양회 기자회견의 절반도 안 되는 듯 했다.
인민대회당에 있는 궈웨이민(郭衛民) 정협 대변인이 스크린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과 대변인은 동영상 화면을 통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았다.
사회자는 마치 눈으로 직접 보고 있는 듯 "세번째줄 가운데 남자 기자"라는 식으로 질문자를 호명했다.
궈 대변인은 이번 양회에서 정협이 전염병 대응과 관련한 많은 건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궈 대변인은 코로나19의 '중국 책임론'에 대해 "중국의 방역 조치 성과는 국제사회에서 충분히 인정받았다.
미국은 책임을 떠넘기려고 중국을 음해하는데 이런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2달반 미뤄진 올해 양회는 21일 정협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막을 올려 예년의 절반 수준인 일주일간 진행된다. 이번 양회의 모든 기자회견은 화상 연결 방식이다. /연합뉴스
기자회견 장소인 미디어센터와 가까운 댜오위타이(釣魚臺) 호텔에는 새벽 6시가 되기 전부터 취재진의 줄이 늘어섰다. 양회의 첫 일정으로 열리는 자문기구 정협(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온 기자들이었다.
회견 시간은 오후 3시였지만 기자들이 집결할 것을 요구받은 시간은 이보다 무려 9시간 전인 오전 6시였다.
당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핵산검사를 받고 격리 후 음성 판정을 받아야만 미디어센터에 입장해 화상 연결 방식의 기자회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날 댜오위타이호텔에서 핵산검사를 받은 취재진 20여명은 연합뉴스와 로이터통신 등 외국 언론과 홍콩 등 중국 본토 밖의 매체 소속이었다.
중국 취재진은 다른 장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핵산검사는 면봉을 콧구멍이 아닌 목구멍 속에 집어넣는 방식이었다. 기자의 차례가 되자 검체 채취 천막에서 본인 이름이 적힌 검사 도구를 제출하고 체온을 잰 뒤 자리에 앉았다.
채취 도중에 참기 힘들면 고개를 돌려 의사 표시를 하라는 안내도 받았다.
"크게 '아' 소리를 내면서 입을 벌리세요. "
마스크를 벗고 시키는대로 입을 크게 벌리자 한뼘 길이의 면봉이 입 안으로 불쑥 들어왔다.
검사 요원은 목구멍 깊숙히 면봉을 집어넣어 대여섯차례 정도 쓱쓱 목구멍 안을 긁었다.
헛구역질이 날뻔 했는데 이대로 더 하다간 참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쯤 다행히 채취가 끝났다.
그러나 검체 채취를 견디기 힘들어 연신 헛기침을 하는 기자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한 기자는 "내일 또 취재를 온다면 내일도 검사를 받아야 하나?"고 물었다가 "그렇다"는 대답을 듣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 조치는 이해할만하지만 취재 불편이 너무 크다는 불만의 표시였다.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에서 했던 것처럼 취재진이 각자 온라인에 접속해서 질문하면 될텐데 굳이 한 장소에 모아놓고 화상 연결 방식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에 대해 시원스럽게 설명해주는 관계자는 없었다.
취재진이 차례대로 검사를 마치는데는 1시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후에는 호텔 객실 격리가 시작됐다.
한 외신 기자는 개인별로 객실을 배정받아 격리된다는 것을 알고 "우리가 지금까지 같이 있었는데 무슨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집결에서 핵산검사가 끝나기까지 취재진은 거리두기에 대한 통제를 전혀 받지 않아 가까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 쪽 관계자는 "한 명이라도 양성 판정이 나오면 전원이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호텔 방 문 앞에는 아침 도시락이 놓여있었다.
낮 12시가 가까워지자 벨이 울렸고 점심 도시락이 문 앞에 배달된 것을 발견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호텔에서 나와 버스에 타라는 통보를 받았다.
핵산검사를 받은지 7시간가량 지났을 때였다.
버스 안에서 다시 만난 기자들 사이에서는 "검사 결과는 못 들었는데, 뭐 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라는 말이 오갔다. 미디어센터 기자회견장의 단상에는 평소 의자가 놓였을 자리가 비어있고 대신 가운데에 초대형 스크린이 걸려있었다.
기자들은 1m 간격을 두고 띄엄띄엄 떨어져 앉았다.
참석자는 예년 양회 기자회견의 절반도 안 되는 듯 했다.
인민대회당에 있는 궈웨이민(郭衛民) 정협 대변인이 스크린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과 대변인은 동영상 화면을 통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았다.
사회자는 마치 눈으로 직접 보고 있는 듯 "세번째줄 가운데 남자 기자"라는 식으로 질문자를 호명했다.
궈 대변인은 이번 양회에서 정협이 전염병 대응과 관련한 많은 건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궈 대변인은 코로나19의 '중국 책임론'에 대해 "중국의 방역 조치 성과는 국제사회에서 충분히 인정받았다.
미국은 책임을 떠넘기려고 중국을 음해하는데 이런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2달반 미뤄진 올해 양회는 21일 정협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막을 올려 예년의 절반 수준인 일주일간 진행된다. 이번 양회의 모든 기자회견은 화상 연결 방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