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돌발 방문에 놀란 이용수 할머니 건강 악화

가슴 통증 호소…측근 "하루 3∼4시간밖에 못 자고 기력 쇠약"
"하루아침에 배신" 괘씸함 토로…25일 2차 기자회견
"이틀 전 윤미향씨가 사과를 한답시고 방으로 갑자기 들이닥치는 바람에 할머니께서 많이 놀라셨다…이번 일로 잠도 제대로 못 주무셔 건강 상태가 더욱 나빠졌다. "
지난 21일 오후 10시께 대구 남구 한 찻집. 안으로 들어서자 테이블 한쪽 면 의자에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앉아 오른쪽 팔에 침 시술을 받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 뒷모습이 보였다.

이곳은 지난 7일 이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투명성 문제를 지적하며 수요시위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장소다.

이 할머니는 평소 오른쪽 팔 상태가 좋지 않아 한방 치료를 받아왔지만 지난 19일 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의 '돌발 방문' 이후 가슴 통증이 생겼다고 했다. 할머니는 치료를 받는 동안 왼손으로 오른쪽 팔을 연신 주무르며 "아주 묵직하다"고 말했다.

치료가 끝난 뒤 팔 상태가 다소 호전된 이 할머니는 팔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침 시술을 한 한의사는 "침을 10대 정도 놨다"며 "오른쪽 팔 상태는 좀 나아졌지만, 가슴이 답답한 증상은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지켜보던 할머니 측 관계자는 "윤씨가 갑자기 찾아온 후 할머니는 하루에 3∼4시간밖에 주무시지 못한다"며 "살이 많이 빠지고 기력이 쇠하는 등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전했다.

치료가 끝났지만, 할머니는 의자에 앉은 채 바닥만 바라보며 윤 당선인에 관한 말을 애써 참는 듯했다.

그러다가 "한마디는 해야겠다. (윤 당선인은) 자기 마음대로 하는 사람이다.

30년을 같이 하다가 하루아침에 배신했다"며 괘씸함을 토로했다.

이 할머니는 오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의연 파문과 관련해 마지막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19일 할머니를 불시에 방문한 뒤 더는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회견 참석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