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선 구청이 초등돌봄 오후 8시까지 무료로 직영

학부모 "삶의 질 달라져"…교장 "돌봄 때문에 다른 구에서 이사 오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긴급돌봄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학교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초등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서울 중구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26일 구에 따르면 중구는 지난해 3월부터 전국 최초로 초등 돌봄교실을 직영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교육은 학교에서, 돌봄은 지자체에서'라는 새로운 돌봄 모델을 세운 것"이라며 "다른 곳에서는 운영 시간과 인력 문제로 코로나19 긴급돌봄 대란을 겪을 때 중구는 안정적으로 운영했다"고 전했다.

중구 직영 초등 돌봄교실은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급식과 간식 제공은 물론 야간 돌봄 보안관도 배치했다.

한 교실에 교사 2명을 둬서 아이들이 학원에 갈 때 한 명은 교실을 지키고 다른 한 명은 학원 차량이 오는 교문까지 학생들을 배웅하도록 해 사각지대를 없앴다.

수요자인 학부모 만족도는 높다. 구는 "설문 결과 만족도가 99%로 나왔다"고 전했다.

흥인초등학교 돌봄교실에 셋째 아이를 보내는 한 학부모는 "첫째와 둘째 때는 돌봄이 오후 5시까지라 늘 아쉬웠다.

지금은 오후 8시까지 운영하니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올해 신입생 20여명이 늘어나 1개 반을 증설했다.

중학생이 될 때 18%가 다른 구로 진학하는 중구에서 1개 반 추가는 이례적이라고 구는 전했다.

김경미 흥인초 교장은 "돌봄교실을 이용하려고 중구로 이사하는 학생 가정도 있다"고 밝혔다.

중구형 돌봄교실은 관내 5개 학교에서 전액 무료로 운영 중이다.

예산은 온전히 구비로 댄다.

중앙정부 지원은 없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하는 일이지만, 교육부가 아닌 구청 사업이라 교육부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재정적 뒷받침이 없으면 발전이 쉽지 않다"며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있으면 중구형 돌봄교실은 전국 어디서든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