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감염 우려에도 유치원·초등 저학년 먼저 등교한 배경은

격주제 등 등교인원 제한으로 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판단
방역 전문가들 "어린이, 학교 내 방역 규칙 준수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에서 산발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27일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이 등교를 시작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부천시에서 고3을 제외한 유치원·초·중·고교 등교가 잠정 연기되는 등 서울과 경기, 대구·경북지역 450여개교가 이날 예정된 등교를 미뤘다.

특히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교사, 학원 강사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나오면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등교가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등교 개학 시기를 미루어주시기 바랍니다' 청원에는 이날 현재 25만 명이 넘는 시민이 동의해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답변해야 하는 요건을 채웠다. 이런 상황임에도 정부는 지난 20일 고3의 1차 등교에 이어 이날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의 2차 등교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고 가을에 재유행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학교와 유치원의 교육 및 돌봄을 무한정 미룰 수 없다는 판단하에 등교를 예정대로 추진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등교가)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코로나19 종식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한 번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등교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부는 다양한 교내 학생 분산책을 쓰면 감염 위험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분산책 중 하나로 수도권과 경북 등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특히 높은 지역들은 학교 내 등교 인원이 전체 학생의 3분의 2가 되지 않도록 제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 등은 입시와 취업 준비가 시급한 고3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에 대해서는 오전반·오후반, 격일제·격주제, 주 1회 이상 등교 등 다양한 방법으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도록 했다. 수차례 개학 연기로 맞벌이 부부 등의 자녀 돌봄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한 점도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이 먼저 등교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또 어린이들이 학교 내 방역 규칙을 잘 준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이같이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교육부 관계자는 "방역전문가들은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이 오히려 중고교생보다 마스크 착용 등 학교 내 방역 규칙을 더 잘 지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고2, 중3, 초1∼2, 유치원생 등 약 237만명이 학교·유치원에 등교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