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농민기본소득 지급의 근거가 될 조례안이 오는 7월 도의회에서 심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의회 내부에서 "특정 직업군만을 위한 지원 정책에 보편성이 기본 가치인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처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도는 지난 2월 24일 해당 조례안을 입법 예고한 이후 의견 청취, 조례 규칙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다음 달 24일까지 도의회에 안건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조례안은 10대 도의회 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회가 새로 구성된 후 열리는 첫 회기인 7월 7∼17일 임시회에 상정될 전망이다.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지원 조례안은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 유지에 대한 보상과 농민의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와 시군이 협력해 농민에게 정기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도는 조례안에서 농민을 '농업을 주업으로 하면서 농업생산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농민기본소득은 일부 지자체가 농민 가구에 지급하는 '농민 수당'과 달리 농민 개인에게 지급하도록 했다. 지급액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11월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 타운홀 미팅에서 도 농정해양국장은 "1인당 월 5만원씩 1년에 60만원을 지원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경기도 농업경영체 등록인은 29만4천여명이다.
그러나 해당 조례안이 심의 안건으로 상정되기 전부터 의회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원용희(고양5) 의원은 이날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가 추진하는 농민 기본소득은 도 전체 인구의 약 3% 내외밖에 안 되는 특정직업군인 농민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기본소득제도의 기본 가치인 보편성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민기본소득 조례안을 통과시키면 여러 직업군이 기본소득제도 도입을 요구해올 것이며 이런 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재정이 파탄 날 수 있고 재정 부족을 이유로 거절하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 의원은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전 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본격적인 논의 궤도에 오른 기본소득제도가 포퓰리즘에 기초한 실패정책의 대표적 사례로 전락할 수 있다"며 "부실한 정책이 남발되지 않도록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 통과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어려운 농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을 도에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