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공간의 변화…온라인·오프라인의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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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 세미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온·오프라인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문화와 스토리가 있는 공간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개발업계도 단순 상거래 공간보다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공간을 개발해야 건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성연 SK D&D 경영자문위원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회장 왕정한)이 28일 개최한 제60차 조찬세미나에서 원성연 SK D&D 경영자문위원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우리 삶의 방식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그때 적용될 기술혁신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잘 살펴야한다"면서 "매개체 역할을 하는 플랫폼으로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위원은 SK케미칼 전략기획실 팀장(1992~2001년), SK건설 건축주택부문 건축기획팀장(2006~2008년), SK D&D 부동산개발사업 본부장(2008~2019년)을 역임한 부동산 개발&마케팅 전문가다.원 위원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공간에 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줄 서서 마시는 커피 블루바틀, 요가계의 명품 룰루레몬 등은 단순 상품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곳"이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커뮤니티 시스템을 통해 하나의 문화를 창조해 지지층이 탄탄한 업체들은 공간 활용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온·오프 라인의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은 기존 온라인 데이터를 활용해 300~400개의 오프라인 서점을 계획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의 핏을 맞춰주고 패션스타일을 상담해주는 온라인 맞춤양복 전문점 보노보스(BONOBOS),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판매를 위한 거대한 쇼룸이 되는 노드스트롬(NODSTROM)처럼 공간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원 위원은 "공간이 사업자와 소비자 간 원하는 가치를 서로 얻을 수 있도록 상호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업처가 되고 있다"면서 "에어비앤비, 위워크, 츠타야-스타벅스, 대구FC 등의 사례를 통해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전했다.
같은 디지털 세대라고 해도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는 셀럽을 활용한 어필이 통한다면 Z 세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어필해야 한다"면서 "온라인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달리 Z세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체험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개발사업에서도 공간 중심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 미국 시애틀에서는 2010년 아마존 본사가 이전한 후 변화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일자리 4만개 창출, 부동산 매입 37억 달러, 지역내 직간접 투자 380억 달러 같은 도시 변혁을 이끌어냈다. 원 위원은 "도크랜드, 허드슨야드 등 새로운 도시개발사업 방식이 적용된 좋은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SK D&D에서도 이런 개발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 D&D가 시행을 맡고 다음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성수동 지식산업센터 '성수 생각공장 데시앙플렉스'는 이런 고민이 담긴 결과다. 원 위원은 "'재생의 도시에서 공생을 만든다'는 모토 아래 기존 성수동의 부족함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 포지셔닝 전략을 세웠다"면서 "입주민 중심의 특화 설계와 공간을 대거 적용하고, 지식산업센터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SK D&D가 상업시설을 보유하며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생각공장 당산'에도 이런 상품 컨셉트를 적용했다. 지하층엔 입주기업이 공용으로 쓸 수 있는 아이디어 라운지와 회의 공간, 로비, 입주기업 공용 창고 등이 들어선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