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머리카락 기부·헌혈·봉사로 희망 불씨 나누는 해군 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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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7기동전단 72전대 김현아 대위…"소아암환자 자존감 회복했으면"
소아암 환자를 위해 4년 넘게 고이 길러온 머리카락을 기부해 화제가 된 제주해군기지 제7기동전단 72전대 소속 김현아(31) 대위. 30일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를 찾아 김 대위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군인이 머리카락을 왜 길게 길렀냐는 기자의 다소 짓궂은 질문에 김 대위는 "여성이 귀를 뚫으면 매력지수 3점이 올라가고, 긴 머리카락을 가지면 5점이 올라간다는 말이 있는데 예뻐지고 싶어서 길렀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 대위는 기부를 염두에 두고 일부러 머리카락을 길렀던 건 아니라고 했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진 소아암 환자들에게 가발을 선물하는 것은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것'이라는 한 지인의 말에 선뜻 머리카락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시절 군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2010년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에서 방학 기간을 이용해 아르바이트하며 여러 참전용사를 만나게 됐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나라를 위하는 마음을 배우게 됐고,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나를 고민하다 군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2015년 학사 장교 임관 후 '진짜 군인'이 된 김 대위는 항공 작전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은 물론 대학 시절 만난 참전용사들의 삶을 떠올리며 나눔과 봉사의 실천에도 힘썼다. 대한적십자사 헌혈 차량이 정기적으로 기지를 찾을 때마다 팔을 걷고 헌혈을 했고, 기지 주변 해양정화 활동과 각종 대민지원에도 솔선수범했다. 임관 5년 차인 김 대위는 군 생활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장기복무 대상자 선발 여부가 불투명해 이달 31일 전역할 예정이었다.
김 대위는 해군과 약속된 시간이 다 지난 것으로 여기고 4월 19일 책상 위에 전역 지원서를 남겼다.
그러고 나서 아쉬움 속에 이삿짐을 챙겨 신용보증재단 제주지부를 찾아갔다.
그곳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긴급 대출 신청을 받고 있었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김 대위는 그곳에서 일주일이 넘는 기간 소상공인들이 제출한 접수서류 등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업무를 맡아 성실히 수행했다.
김 대위가 나눔과 봉사에 관심을 쏟은 데는 어머니 역할이 있었다.
일찍이 봉사활동과 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김 대위의 어머니 오연심(58)씨는 김 대위가 대학에 다닐 무렵 노인복지학을 전공하려고 늦은 나이지만 전문대에 진학할 정도였다.
오씨는 항상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때로는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김 대위에게 평소 나누고, 베푸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김 대위와 어머니 오씨는 지난 24일 고향인 광주광역시의 남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시설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는 봉사활동을 함께 하기도 했다.
최근 김 대위는 해군으로부터 장기복무 대상자로 선발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대위로서의 새로 정해진 정년은 2030년. 김 대위는 이제 최소 10년 더 군에 복무할 수 있게 됐다.
김 대위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를 수행하고,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여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을 다하여야 한다'는 군인으로서 충성의 의무를 들면서 "군인으로서 나의 작은 행동이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면, 언제든 그 나눔 활동을 이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김 대위는 다시 머리카락도 길게 길러 볼 생각이다.
/연합뉴스
소아암 환자를 위해 4년 넘게 고이 길러온 머리카락을 기부해 화제가 된 제주해군기지 제7기동전단 72전대 소속 김현아(31) 대위. 30일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를 찾아 김 대위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군인이 머리카락을 왜 길게 길렀냐는 기자의 다소 짓궂은 질문에 김 대위는 "여성이 귀를 뚫으면 매력지수 3점이 올라가고, 긴 머리카락을 가지면 5점이 올라간다는 말이 있는데 예뻐지고 싶어서 길렀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 대위는 기부를 염두에 두고 일부러 머리카락을 길렀던 건 아니라고 했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진 소아암 환자들에게 가발을 선물하는 것은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것'이라는 한 지인의 말에 선뜻 머리카락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시절 군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2010년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에서 방학 기간을 이용해 아르바이트하며 여러 참전용사를 만나게 됐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나라를 위하는 마음을 배우게 됐고,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나를 고민하다 군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2015년 학사 장교 임관 후 '진짜 군인'이 된 김 대위는 항공 작전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은 물론 대학 시절 만난 참전용사들의 삶을 떠올리며 나눔과 봉사의 실천에도 힘썼다. 대한적십자사 헌혈 차량이 정기적으로 기지를 찾을 때마다 팔을 걷고 헌혈을 했고, 기지 주변 해양정화 활동과 각종 대민지원에도 솔선수범했다. 임관 5년 차인 김 대위는 군 생활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장기복무 대상자 선발 여부가 불투명해 이달 31일 전역할 예정이었다.
김 대위는 해군과 약속된 시간이 다 지난 것으로 여기고 4월 19일 책상 위에 전역 지원서를 남겼다.
그러고 나서 아쉬움 속에 이삿짐을 챙겨 신용보증재단 제주지부를 찾아갔다.
그곳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긴급 대출 신청을 받고 있었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김 대위는 그곳에서 일주일이 넘는 기간 소상공인들이 제출한 접수서류 등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업무를 맡아 성실히 수행했다.
김 대위가 나눔과 봉사에 관심을 쏟은 데는 어머니 역할이 있었다.
일찍이 봉사활동과 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김 대위의 어머니 오연심(58)씨는 김 대위가 대학에 다닐 무렵 노인복지학을 전공하려고 늦은 나이지만 전문대에 진학할 정도였다.
오씨는 항상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때로는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김 대위에게 평소 나누고, 베푸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김 대위와 어머니 오씨는 지난 24일 고향인 광주광역시의 남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시설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는 봉사활동을 함께 하기도 했다.
최근 김 대위는 해군으로부터 장기복무 대상자로 선발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대위로서의 새로 정해진 정년은 2030년. 김 대위는 이제 최소 10년 더 군에 복무할 수 있게 됐다.
김 대위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를 수행하고,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여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을 다하여야 한다'는 군인으로서 충성의 의무를 들면서 "군인으로서 나의 작은 행동이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면, 언제든 그 나눔 활동을 이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김 대위는 다시 머리카락도 길게 길러 볼 생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