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충격 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성능저하 원인 규명"

KIST 이정훈 박사 "극한환경 견디는 페로브스카이트 개발에 기여 기대"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차세대 태양전지로 연구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외부 압력이나 충격을 받을 때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의 원인을 이론적으로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정훈 계산과학연구센터 박사팀은 제프리 니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교수팀과 함께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높은 압력을 받을 때 나타나는 상전이 현상과 금속화 현상의 원인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유기 금속과 할라이드(I), 납(Pb)으로 구성된 전지로 효율이 높고 생산비용이 저렴해 현재 널리 사용되는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태양전지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전지는 외부에서 높은 압력이나 충격을 받으면 내부 결정구조가 변하는 상전이 현상과 반도체 특성을 잃고 전기가 흐르는 금속화 현상이 나타나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결정구조가 사방정계에서 입방정계로 변하는 상전이와 금속화 현상은 전지가 태양광을 전기로 변환시키지 못하게 하는 치명적인 문제지만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양자역학 이론을 적용, 상전이 현상과 금속화 현상의 원인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분석 결과 전지에 높은 압력이 가해지면 사방정계 구조의 내부 유기분자들이 더 안정성이 높은 입방정계로 점점 변하고, 납 원자들도 서로 상용작용을 일으켜 전자 궤도(orbital) 혼성이 일어나면서 도체 특성을 갖는 금속화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훈 박사는 "이 연구는 향후 고성능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에 새로운 이론적 가이드를 제시할 것"이라며 "현재 납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해 적용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