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유럽 방역모범국서 감염 내몰린 이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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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도축장 근무 동유럽 노동자들 코로나19 집단감염…관련 지역 통제
작업·숙소 환경 열악…하청업체 소속으로 저임금·초과근무 시달려 유럽의 방역 모범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이주노동자를 손쉬운 사냥감으로 삼았다. 독일에서 코로나19는 방역의 사각지대인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공략해 들어갔다.
아시아에서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던 싱가포르와 마찬가지였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4월에만 기숙사에서 집단 거주한 이주노동자 1만 3천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독일에서 이주노동자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은 대형 도축장이었다.
이주노동자들은 대체로 루마니아와 폴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등 동유럽 출신이다.
독일 노동계에선 도축장 노동자의 80% 정도가 이주노동자인 것으로 보고 있다. 도축장 가운데 집단감염 사태가 가장 컸던 곳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귀터슬로 지역의 퇴니스라는 기업이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도축장 노동자들은 시간당 9유로 정도의 임금을 받는다.
독일에선 상당히 저임금이다. 특히 이들은 도축장 기업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하청 노동자들이다.
하청업체가 루마니아, 헝가리 등지에서 자체적으로 고용한 뒤 독일 도축장에서 일을 시키는 구조다.
야간, 주말 근무가 잦은 데다, 하청업체가 거주비와 교통비뿐만 아니라 불투명한 이유로 급여에서 상당 부분을 떼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유급 병가 제도가 정착된 독일에서 이주노동자가 병가를 내면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집단으로 거주했다.
한 아파트에서 10여명이 같이 살기도 했다.
위생시설과 취사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다.
대형 농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 역시 아파트나 컨테이너 등에서 집단생활을 한다. 도축장 근무 환경도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노동자들이 점심시간에 다닥다닥 붙어서 식사를 하는 CCTV 화면이 언론에 입수되기도 했다.
더구나 저온의 작업장은 코로나19의 감염력을 높이는 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독일이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상당히 통제한 6월에 도축장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유럽의 모범 방역국으로 꼽히며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온 가운데 발생한 집단감염에 독일 사회는 당혹해했다.
퇴니스 도축장에서 발생한 감염자만 1천500명이 넘었다.
지역감염이 심각해지자 귀터슬로에 음식점과 상점 운영 금지 등의 공공생활 통제조치가 다시 내려졌다.
유럽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집단감염이 일어난 곳은 독일만이 아니다.
독일 언론은 이탈리아가 유럽의 코로나19 진원지가 된 것과 관련, 의류 봉제 분야에 종사하는 중국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작업 및 거주 환경을 원인 중 하나로 주목한 바 있다.
최근 이탈리아 남부 몬드라고네 지역에서 불가리아 출신 이주민들이 대거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주로 농장에 고용돼 있었다.
독일에서 도축장 집단감염으로 이주노동자들의 작업 및 거주 환경이 문제시되면서 비판 여론이 일자, 독일 정부는 부랴부랴 이주노동자들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독일 정부는 2021년 7월부터 대형 도축장이 하청업체를 통하지 않고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하는 규제를 마련했다.
도축장이 근무시간 규제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기존 1만5천 유로(약 2천만원)에서 3만 유로(약 4천만원)로 늘렸다.
도축장에서의 이주노동자 집단감염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말에는 육류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토론회가 열렸다. 6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도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퇴니스 도축장 앞에서 노동자 및 동물의 복지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
작업·숙소 환경 열악…하청업체 소속으로 저임금·초과근무 시달려 유럽의 방역 모범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이주노동자를 손쉬운 사냥감으로 삼았다. 독일에서 코로나19는 방역의 사각지대인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공략해 들어갔다.
아시아에서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던 싱가포르와 마찬가지였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4월에만 기숙사에서 집단 거주한 이주노동자 1만 3천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독일에서 이주노동자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은 대형 도축장이었다.
이주노동자들은 대체로 루마니아와 폴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등 동유럽 출신이다.
독일 노동계에선 도축장 노동자의 80% 정도가 이주노동자인 것으로 보고 있다. 도축장 가운데 집단감염 사태가 가장 컸던 곳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귀터슬로 지역의 퇴니스라는 기업이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도축장 노동자들은 시간당 9유로 정도의 임금을 받는다.
독일에선 상당히 저임금이다. 특히 이들은 도축장 기업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하청 노동자들이다.
하청업체가 루마니아, 헝가리 등지에서 자체적으로 고용한 뒤 독일 도축장에서 일을 시키는 구조다.
야간, 주말 근무가 잦은 데다, 하청업체가 거주비와 교통비뿐만 아니라 불투명한 이유로 급여에서 상당 부분을 떼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유급 병가 제도가 정착된 독일에서 이주노동자가 병가를 내면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집단으로 거주했다.
한 아파트에서 10여명이 같이 살기도 했다.
위생시설과 취사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다.
대형 농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 역시 아파트나 컨테이너 등에서 집단생활을 한다. 도축장 근무 환경도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노동자들이 점심시간에 다닥다닥 붙어서 식사를 하는 CCTV 화면이 언론에 입수되기도 했다.
더구나 저온의 작업장은 코로나19의 감염력을 높이는 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독일이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상당히 통제한 6월에 도축장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유럽의 모범 방역국으로 꼽히며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온 가운데 발생한 집단감염에 독일 사회는 당혹해했다.
퇴니스 도축장에서 발생한 감염자만 1천500명이 넘었다.
지역감염이 심각해지자 귀터슬로에 음식점과 상점 운영 금지 등의 공공생활 통제조치가 다시 내려졌다.
유럽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집단감염이 일어난 곳은 독일만이 아니다.
독일 언론은 이탈리아가 유럽의 코로나19 진원지가 된 것과 관련, 의류 봉제 분야에 종사하는 중국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작업 및 거주 환경을 원인 중 하나로 주목한 바 있다.
최근 이탈리아 남부 몬드라고네 지역에서 불가리아 출신 이주민들이 대거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주로 농장에 고용돼 있었다.
독일에서 도축장 집단감염으로 이주노동자들의 작업 및 거주 환경이 문제시되면서 비판 여론이 일자, 독일 정부는 부랴부랴 이주노동자들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독일 정부는 2021년 7월부터 대형 도축장이 하청업체를 통하지 않고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하는 규제를 마련했다.
도축장이 근무시간 규제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기존 1만5천 유로(약 2천만원)에서 3만 유로(약 4천만원)로 늘렸다.
도축장에서의 이주노동자 집단감염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말에는 육류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토론회가 열렸다. 6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도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퇴니스 도축장 앞에서 노동자 및 동물의 복지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