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봇기업 클라우드마인즈, 미·중갈등에 나스닥 상장 포기

빌 황 CEO "제재에 미국 증시 상장 고려하지 않을 것"
코로나19 사태시 우한·상하이 등에 방역 로봇 1천여대 투입

중국의 대표적인 로봇·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클라우드마인즈(CloudMinds)가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여파로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을 포기했다. 14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빌 황 클라우드마인즈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언컨대, 우리는 제재 이후에 더는 미국에서의 상장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마인즈는 대신 중국 상하이(上海)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중국군의 대량살상무기(WMD)나 신장(新疆) 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의 인권탄압에 관련됐다는 이유로 중국의 33개 기업 및 정부 기관들을 제재 대상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클라우드마인즈를 포함했다.
황 CEO는 인터뷰에서 "제재는 미국 내 우리의 사업을 무력화시켰다.

우리는 미국 내 주문의 75%가량을 상실했으며, 미국 내 인력의 80%가 감축됐다"면서 "6개월 전에는 미국에 100명가량의 직원이 있었지만, 현재는 10명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3년간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 이제 실리콘밸리는 중국인의 재능, 돈, 시장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그들(미국인)은 중국에 대한 제재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자신들의 조국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라우드마인즈는 미국 나스닥에 5억 달러 규모의 상장을 하겠다면서 지난해 7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바 있다. 클라우드마인즈는 미국의 통신장비업체 UT스타컴(UTSTARCOM)의 CTO(최고기술책임자)이자 차이나모바일 연구원장 출신인 황 CEO가 2015년 3월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회사다.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받은 클라우드마인즈는 현재 미국보다는 중국 내 사업 규모가 훨씬 크다.

이 회사는 현재 중국 베이징(北京)과 미국 실리콘밸리에 각각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 신청 시 제출한 IPO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클라우드마인즈의 매출액은 1억2천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29% 증가했다.

황 CEO는 미·중 수교 이전에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미국 유학 1세대 인물이다.

미국 벨연구소 연구원, UT스타컴의 CTO 등으로 근무하다 중국의 해외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千人計劃)'에 따라 2007년 중국으로 건너와 차이나모바일 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이후 그는 2015년 실리콘 밸리에 클라우드마인즈를 설립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로봇 및 AI 스타트업인 클라우드마인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시 우한과 상하이 지역 등에 AI 기술에 기반을 둔 로봇 1천여대를 투입해 방역활동을 지원해 주목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