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미항' 시드니 하버 조망권 침해 건설사에 벌금 3천만원

"하버브리지·오페라하우스 야경 망쳐" 불만 제기한 주민 손 들어줘

호주의 한 건설회사가 네온사인 크레인을 설치해 이웃 주민의 시드니 하버 조망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3만6천 호주달러(약 3천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15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토지환경법원은 시드니 달링포인트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자사명 네온사인을 부착한 크레인으로 주민의 시드니 하버 경관을 가린 베이 스테이트 건설에 대한 벌금형이 정당하고 판결했다.

시드니 하버는 세계적인 미항으로 꼽힌다.

2017년 12월 아파트 공사 현장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이 "건설사의 네온사인 크레인이 하버 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를 포함한 야경을 완전히 망치고 있다"는 불만을 관할 울랄라 구청에 제출했다. 불만을 접수한 울랄라 구청은 광고나 상업용 안내판이 금지된 중밀도 거주지역에 설치한 네온사인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구청은 베이 스테이트 건설을 "지역 주민들이 즐기는 상징적인 시드니 하버 경관을 해침으로써 상당한 손실을 끼쳤다"면서 시드니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2019년 10월 시드니 지방법원은 벌금형을 내렸고, 건설사는 이에 불복해 토지환경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프레스톤 토지환경법원 수석판사는 "합법적인 아파트 건설에서 네온사인 크레인은 부차적 요소일 수 있다"면서도 "한 주민의 조망권을 가린 것은 분명한 침해"라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