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6개월] 180도 바뀐 학교 풍경…초유의 온라인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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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부터 5월 등교 개시…99일 만에 모든 학생 등교 완료
스마트기기 기반 원격수업 시작 …미래에도 한 축 담당할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학교 모습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6·25전쟁 때도 '천막 학교'를 운영했던 우리나라의 학교 문까지 모두 닫게 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교육부는 4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다.
먼 미래 일로만 여겨졌던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원격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5월 들어 가까스로 학교 문을 열었으나 등교 후에도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을 섞어 진행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원격 수업이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교육 자체도 원격 수업으로 '코로나 이전'과 '포스트 코로나'로 나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온라인 수업 인프라와 콘텐츠를 충실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 4차례 연기 끝에 4월 온라인 개학…원격 수업 초반 불만 속출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초·중·고 개학을 총 네 차례 연기한 끝에 지난 4월 온라인 개학을 했다.
교육부는 2월 중순만 해도 대학에만 개강 연기를 권고하면서 초·중·고 개학 연기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월 20일 이후 지역감염이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결국 등교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원래 3월 2일인 개학일은 잇따라 연기됐으며 교육부는 불가피하게 '순차적 온라인 개학' 카드를 선택했다.
4월 9일 중3·고3이 먼저 원격수업을 시작했고, 4월 16일 중·고 1∼2학년과 초 4∼6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했다.
4월 20일에 초 1∼3학년이 마지막으로 원격수업에 합류했다.
막상 원격수업을 시작했지만, 온라인 접속은 불안했고 수업 내용은 부실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4월 초·중·고의 온라인 개학 후 교육 당국이 제공하는 원격수업 플랫폼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 모두 접속 및 영상 재생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교사·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교육당국이 바로잡는 과정이 수주가량 걸렸다.
원격수업이 본격화하자 학생·학부모 사이에서 수업 내용이 부실하다는 불만도 쏟아졌다.
EBS 강의 위주의 단방향 수업이 많아지자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의 독창적인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데 이게 무슨 수업이냐", "학교생활기록부 채워야 하는데 쌍방향 수업이 없어 발표·토론할 기회가 없다"는 등의 불만을 제기했다.
초등학생 원격수업은 로그인, 출석 체크부터 과제까지 모두 학부모가 도와야 하는 탓에 '엄마 개학'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 고3부터 5월 등교 개시…99일 만에 모든 학생 등교
굳게 닫혔던 학교 문은 80일 만인 5월에 다시 열렸다.
고3이 5월 20일 처음으로 등교를 시작했다.
온라인 개학 때와 마찬가지로 교육부는 순차적 등교를 선택했다.
고3을 시작으로 5월 27일 고2·중3·초1∼2·유치원생, 6월 3일 고1·중2·초3∼4학년생, 6월 8일 중1·초5∼6학년 순으로 전국 학교 및 유치원에서 등교·등원을 시작했다.
교육부는 교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지역·학교별 상황에 따라 학년·학급별 격주 등교와 등교·원격수업을 번갈아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입시와 취업을 앞둔 고3은 원칙적으로 매일 학교에 나가고 다른 학년은 등교와 원격 수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등교 학생 수를 줄이고자 등교 수업일을 감축하면서 일부 초등학생은 주 1회만 학교에 가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에 '무늬만 등교'라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당국은 교육만큼이나 교내 방역에도 힘을 쏟았다.
등교 때 발열 체크를 하고 학생과 교사 모두 항상 마스크를 끼도록 했으며 급식실에 칸막이도 설치했다.
하지만 등교 개학을 미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답변요건(20만명 동의)을 훌쩍 넘기는 등 등교반대 여론도 높았다.
이에 대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국민청원 답변에서 "원격수업에서 발생하는 교육격차가 우리 교육의 또 다른 고민이 될 수 있기에 등교수업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 "백신 개발과 종식 시기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등교 수업을 미룰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등교 이후 학생과 교직원이 코로나19에 걸리는 일이 잇따르면서 문을 닫는 학교가 속출했다.
순차적 등교를 시작한 5월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확진된 학생은 54명, 교직원은 13명이다.
전날에는 전국 365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 원격수업 시대 본격 개막…"정부 스마트 교육 적극 지원해야"
등교 수업 시작 후에도 매일 등교하는 고3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생에게는 등교일보다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원격 수업을 듣는 날이 더 많은 실정이다.
교육계에서는 올해가 '원격수업 시대'의 문이 활짝 열린 원년이 됐다면서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부가 스마트 교육 예산도 확보하고 에듀테크 벤처기업 육성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번 원격수업으로 확인된 교사들의 역량을 보면 K-팝에 이은 'K-에듀케이션'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부총리는 전날 부산 해운대구 부산국제외고를 찾아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온라인 개학, 원격 수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며 걱정과 우려가 컸지만 한 학기를 지나고 보니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열정과 저력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1학기 동안 원격 수업, 등교 수업을 병행하면서 현장에서 교육 격차가 커진다는 우려가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 과정 재구성,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확대, 교원 원격 수업 역량 강화 지원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스마트기기 기반 원격수업 시작 …미래에도 한 축 담당할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학교 모습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6·25전쟁 때도 '천막 학교'를 운영했던 우리나라의 학교 문까지 모두 닫게 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교육부는 4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다.
먼 미래 일로만 여겨졌던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원격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5월 들어 가까스로 학교 문을 열었으나 등교 후에도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을 섞어 진행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원격 수업이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교육 자체도 원격 수업으로 '코로나 이전'과 '포스트 코로나'로 나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온라인 수업 인프라와 콘텐츠를 충실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 4차례 연기 끝에 4월 온라인 개학…원격 수업 초반 불만 속출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초·중·고 개학을 총 네 차례 연기한 끝에 지난 4월 온라인 개학을 했다.
교육부는 2월 중순만 해도 대학에만 개강 연기를 권고하면서 초·중·고 개학 연기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월 20일 이후 지역감염이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결국 등교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원래 3월 2일인 개학일은 잇따라 연기됐으며 교육부는 불가피하게 '순차적 온라인 개학' 카드를 선택했다.
4월 9일 중3·고3이 먼저 원격수업을 시작했고, 4월 16일 중·고 1∼2학년과 초 4∼6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했다.
4월 20일에 초 1∼3학년이 마지막으로 원격수업에 합류했다.
막상 원격수업을 시작했지만, 온라인 접속은 불안했고 수업 내용은 부실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4월 초·중·고의 온라인 개학 후 교육 당국이 제공하는 원격수업 플랫폼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 모두 접속 및 영상 재생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교사·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교육당국이 바로잡는 과정이 수주가량 걸렸다.
원격수업이 본격화하자 학생·학부모 사이에서 수업 내용이 부실하다는 불만도 쏟아졌다.
EBS 강의 위주의 단방향 수업이 많아지자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의 독창적인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데 이게 무슨 수업이냐", "학교생활기록부 채워야 하는데 쌍방향 수업이 없어 발표·토론할 기회가 없다"는 등의 불만을 제기했다.
초등학생 원격수업은 로그인, 출석 체크부터 과제까지 모두 학부모가 도와야 하는 탓에 '엄마 개학'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 고3부터 5월 등교 개시…99일 만에 모든 학생 등교
굳게 닫혔던 학교 문은 80일 만인 5월에 다시 열렸다.
고3이 5월 20일 처음으로 등교를 시작했다.
온라인 개학 때와 마찬가지로 교육부는 순차적 등교를 선택했다.
고3을 시작으로 5월 27일 고2·중3·초1∼2·유치원생, 6월 3일 고1·중2·초3∼4학년생, 6월 8일 중1·초5∼6학년 순으로 전국 학교 및 유치원에서 등교·등원을 시작했다.
교육부는 교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지역·학교별 상황에 따라 학년·학급별 격주 등교와 등교·원격수업을 번갈아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입시와 취업을 앞둔 고3은 원칙적으로 매일 학교에 나가고 다른 학년은 등교와 원격 수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등교 학생 수를 줄이고자 등교 수업일을 감축하면서 일부 초등학생은 주 1회만 학교에 가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에 '무늬만 등교'라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당국은 교육만큼이나 교내 방역에도 힘을 쏟았다.
등교 때 발열 체크를 하고 학생과 교사 모두 항상 마스크를 끼도록 했으며 급식실에 칸막이도 설치했다.
하지만 등교 개학을 미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답변요건(20만명 동의)을 훌쩍 넘기는 등 등교반대 여론도 높았다.
이에 대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국민청원 답변에서 "원격수업에서 발생하는 교육격차가 우리 교육의 또 다른 고민이 될 수 있기에 등교수업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 "백신 개발과 종식 시기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등교 수업을 미룰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등교 이후 학생과 교직원이 코로나19에 걸리는 일이 잇따르면서 문을 닫는 학교가 속출했다.
순차적 등교를 시작한 5월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확진된 학생은 54명, 교직원은 13명이다.
전날에는 전국 365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 원격수업 시대 본격 개막…"정부 스마트 교육 적극 지원해야"
등교 수업 시작 후에도 매일 등교하는 고3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생에게는 등교일보다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원격 수업을 듣는 날이 더 많은 실정이다.
교육계에서는 올해가 '원격수업 시대'의 문이 활짝 열린 원년이 됐다면서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부가 스마트 교육 예산도 확보하고 에듀테크 벤처기업 육성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번 원격수업으로 확인된 교사들의 역량을 보면 K-팝에 이은 'K-에듀케이션'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부총리는 전날 부산 해운대구 부산국제외고를 찾아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온라인 개학, 원격 수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며 걱정과 우려가 컸지만 한 학기를 지나고 보니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열정과 저력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1학기 동안 원격 수업, 등교 수업을 병행하면서 현장에서 교육 격차가 커진다는 우려가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 과정 재구성,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확대, 교원 원격 수업 역량 강화 지원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