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권은수 박사 연구팀이 장내 대장균이 숙주인 예쁜꼬마선충의 수명을 늘리는 경로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예쁜꼬마선충은 몸길이 1㎜ 정도의 선충류다.
배양이 쉽고 사람과 유전 정보 특성이 닮아 실험동물로 널리 활용된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을 숙주, 대장균을 장내 미생물로 이용해 장내 미생물이 숙주의 노화를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우선 대장균의 유전자 4천여개를 스크리닝해 'HNS 유전자'가 제거된 대장균에서 유해성 대사 물질(MG)의 양이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생물체에서 생산되는 유해성 대사 물질은 DNA나 단백질의 구조를 망가뜨려 파킨슨병, 당뇨병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NS 유전자가 제거된 대장균은 예쁜꼬마선충의 노화를 조절하는 신호전달경로의 하나인 'DAF-16 전사인자'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장균을 섭취한 예쁜꼬마선충은 수명이 10∼20% 연장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동안 유해성 대사 물질이 직접 세포의 단백질이나 DNA를 공격한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유해성 대사 물질이 숙주의 노화 조절 경로를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권은수 박사는 "장내 미생물이 노화에 미치는 역할을 확인했다"며 "유해성 대사물질을 적게 생산하는 대장균을 당뇨, 파킨슨 병 등 노인성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지난 7일 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