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4마리에 딸을…케냐 12세 소녀 한달 새 두번 결혼

아동 보호단체 구조…굶주림에 어린 소녀들 팔려가
케냐의 12살 소녀가 소 4마리 값에 팔려 50대 남성에게 갔다가 탈출한 후 다시 다른 남성을 만나는 등 한달 새 2번이나 결혼한 기구한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16일 BBC방송이 15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서쪽에 있는 나록 카운티에 사는 한 아버지는 최근 소 4마리를 건넨 51살 남성과 자신의 딸 A양(12)을 결혼시키기로 결정했다.

딸이 이에 저항하자 사촌오빠는 그를 두들겨 팼고, 결국 강제로 결혼하게 만들었다. A양은 "그곳에서 도망쳤으나 아빠가 혼낼까 봐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면서 이후 35살 남성과 결혼해 함께 지냈다고 전했다.

한 달 새 두 번이나 결혼한 셈이 됐다.

그러다 자신을 찾아낸 아버지에게 끌려가 다시 첫 결혼 상대의 집으로 억지로 보내졌다. 그런 그를 구한 것은 한 아동 인권가였다.

나록 카온티 평화재단 소속 조슈아 카푸타는 다른 여자아이를 구하던 중 A양에 대한 이야기를 제보받았다면서 "아이에겐 선택권조차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카푸타는 최근 아이들의 조혼이 늘고 있다며 그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가난과 휴교령 등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소 2~3마리를 지참금으로 받고 딸을 시집보내는 것은 배고픈 가족들에겐 솔깃한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원주민 마사이족은 여자 어린이들을 일찍 결혼시키는 문화를 갖고 있다.

마사이족 여성들은 대부분 가사노동을 떠맡게 되고, 아버지가 선택한 남성과 결혼해야 한다.

신부를 맞는 남성은 대가로 소를 보낸다.

케냐는 18살 이하 미성년자와 결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카푸타가 공무원과 함께 A양의 집을 찾았을 때 그의 아버지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경찰은 현재 그의 아버지와 A양과 결혼했다던 두 남성을 뒤쫓고 있다. A양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들은 최고 징역 5년 형 또는 최대 1천200만원에 달하는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